[인터뷰] 백진기 인천 서구 오류지구 연합회장

“3-1매립장을 끝으로 오는 2025년 쓰레기매립 종료를 앞둔 시점에 ‘폐기물 전(前)처리시설’ 설치라니 말이 됩니까? 수도권매립지 연장 수순을 밟고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쓰레기 매립으로 고통받아온 주민들과의 약속을 또다시 어겨서는 안 됩니다. 더는 참지 않겠습니다.”

백진기(55) 인천 서구 오류지구 연합회장은 환경부가 ‘폐기물 전(前)처리시설’ 설치 용역을 공식화하는 수도권매립지공사(이하 공사)의 ‘제6차 수도권매립지 환경관리계획(2019~2020)’을 승인한 것에 대한 우려를 강경하게 표명했다.

‘제6차 수도권매립지 환경관리계획(2019~2020)’ 에 의한 폐기물전처리시설이 설치되면 하루 4.600톤에 달하는 생활 및 건설 폐기물폐물을 처리해야 한다. 즉 시설을 통해 3개(인천·서울·경기) 시·도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 600여 톤을 소각해 자원화하고 건설폐기물 4,000여 톤을 분리해 매립 및 재활용해야 한다.

백 회장은 “올해만 해도 두 번이나 환경부와 인천시 그리고 공사에 공문을 보내 주민들의 전처리시설 설치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며 “인천시는 쓰레기매립으로 인해 오랫동안 고통받아온 주민들의 뜻에 반하는 정책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사에 의하면 환경부의 승인과 별도로 운영위원회 및 이사회를 통한 인천시를 포함한 3개 시·도의 승인절차 등이 남아있다.

그러나 백 회장은 “향후 여러 절차가 남아 있다고 해도 환경부와 공사는 ‘직매립제로화’ 이유든 ‘반입총량제 도입’ 압박이든, 매립연장을 위한 다양한 꼼수카드를 들고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 힘든 싸움에서 인천시가 지게 될 경우, 전처리시설이 들어서고 ‘4자(인천·경기·서울·환경부)협의체' 합의에 의한 추가매립지 사용으로 연결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시설처리로 줄어든 매립량을 빌미로 50~100년까지도 연장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경남 합천 출생인 백 회장은 지난 1998년 무렵 제2매립장 조성공사 당시 동아건설 하청업체로 들어와 바닥공사(고화처리)를 하면서부터 인천과 인연이 닿아 현재까지 20여 년 가까이 왕길동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는 “매립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립지 종료를 위해 나름의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는 것”이라며 “아파트 바로 앞에 지하철역이 들어서고 외곽순환도로가 시원하게 뚫렸어도 떨어진 집값이 오르지 않는 유일한 곳이 바로 수도권매립지 인근 지역이다”고 토로했다.

백 회장은 지난해 9월 설립한 오류지구 연합회에서 회장으로 활동하면서부터 특히 매립지 종료를 위한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매립지 종료 외에도 중학교 유치 및 도서관 건립 그리고 아파트 전면동 방음터널 설치 등 지역발전과 주민편익을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열정적으로 펼치고 있다.

백 회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환경부와 공사 등 더 이상의 환경폭력 가해세력들에 대해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까이는 폐기물촉진법 개정에서부터 중장기적으로 쓰레기 처리 근본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정부부처를 비롯해 모든 국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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