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수 한의학 박사

젊을 때는 대변을 잘 보다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변비 증상이 생기는 분들이 꽤 많다. 통계적으로 젊은 사람보다 노인들이 변비가 생기는 비율은 5배 정도 높다. 하지만 같은 변비라고 해도 노인들의 변비는 젊은 사람들의 변비와는 약간 차이가 있다.

노인들의 변비의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이 없이 대변을 잘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서 대장 운동이 느려지거나 직장에서 변을 밖으로 밀어내는 힘이 약해 변비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신체 활동량이 줄어 들고 움직이기 보다는 가만히 앉아있거나 누워있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는데 이렇게 적은 활동량은 대장의 운동을 저하시킬 수 있다. 요실금이 있는 분들은 소변 양을 줄이기 위해 일부러 수분 섭취를 줄이기도 하는데, 이 또한 변비가 생기는 요인이 된다.

그 외에도 특정한 원인에 의해 변비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대장의 종양이나 치질, 탈장, 대장염과 같이 대장 부위에 생기는 질환이나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 혹은 내분비 질환 등에 의해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이렇게 특정 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그 원인을 찾아 치료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의학에서는 노인의 변비를 체내의 진액(津液)이 부족해져서 온다고 본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인체의 정(精)과 진액(津液)은 부족해지기 마련이다. 보통 젊은 사람들의 변비는 실증(實證)성 변비로 대황(大黃)과 같은 약성(藥性)이 강한 약재를 종종 사용하는데 허증(虛症)이 많은 노인들에게 대황(大黃)을 사용하게 되면 진액(津液)이 더 부족해져 오히려 몸을 상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노인들에게는 변을 강하게 밑으로 내려 보내는 처방을 쓰기 보다는 진액(津液)을 보충해주어 부족한 부분을 보(補)해주는 처방을 쓰게 된다.

노인 변비에 좋은 차로는 당귀(當歸)차가 있다. 당귀(當歸)는 약성(藥性)이 따뜻하고 맛은 달고 신맛이 나는 약재로 특히 혈(血)을 보(補)하고, 윤장통변(潤腸通便: 장(腸)을 윤택하게하고 변을 통하게함)하는 효능이 있어 기력이 떨어진 노인들 변비에 좋은 효과가 있다. 또한 당귀(當歸)는 활혈(活血)하는 효능이 있어 혈액 순환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노인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 생활 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섬유질은 장내의 유익한 세균을 증식시켜 대변의 용적을 증가시키고 대변을 무르게 하여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규칙적으로 걷기나 달리기,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은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대체적으로 하루 1.5L 정도는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배변의 느낌이 없어도 규칙적으로 일정한 시간이 되면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 습관 개선과 식이 조절을 통해서도 변비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불편함을 참기 보다는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다.

신원수 세인한의원원장 (한의학박사)
신원수 세인한의원원장 (한의학박사)

-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한의원 운영위원
-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한의원 진료한의사
- 건강보험공단 남부지사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위원
-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겸임교수
- 대한경락경혈학회 이사
- 인천광역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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