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수 한의학 박사

한의원에 오시는 환자 중에 간혹 옆구리에 수포가 생기는 분들이 있다. 찜질을 많이 해서 수포가 생긴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경우 대상포진(帶狀疱疹)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대상포진(帶狀疱疹)은 말 그대로 해석하면 “띠 모양으로 생기는 수포 형태의 발진”을 의미한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 주사를 맞은 후 신경절에 수두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가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질 때 활성화 되면서 나타난다.

대상포진에 걸리면 처음에는 두통, 근육통, 가려움증 등과 같은 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그 후 수포가 생긴다. 붉은 반점을 동반한 작은 수포들이 띠모양으로 나타나는데, 보통 몸의 한 쪽으로 발생하며 신경절을 따라 발생하기 때문에 얼굴이나 눈, 가슴, 옆구리, 등쪽으로 수포가 생기게 된다. 과거에는 6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많이 발병했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사람들에게도 많이 발생한다.

또한 대상포진은 생기는 부위에 따라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얼굴이나 귀 쪽으로 발생하면 안면신경마비가 올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구안와사라고 하는 증상으로 대상포진으로 인해 생기는 안면마비 증상은 대상포진을 치료해야만 그 증상이 없어지게 된다. 눈 주위에 생기면 각막염이 나타날 수도 있고 운동신경을 침범하면 팔 다리에 마비 증상이 오기도 한다. 따라서 대상포진이 발병하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대상포진을 화대창(火帶瘡) 혹은 전요화단(纏腰火丹)이라고 한다. 그 원인을 칠정내상(七情內傷)으로 심화(心火)와 간화(肝火)가 성(盛)하고 폐비(肺脾)에 습열(濕熱)이 쌓인 상태에서 독기(毒氣)가 침입하여 생긴다고 본다. 현대적으로 풀어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에서 바이러스가 침입하여 생긴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급성기에는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여 치료하게 되는데 한방 치료를 겸하면 통증을 더 완화시키고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증상에 맞게 한약을 처방하고 침이나 뜸치료를 하게 되며 약침도 좋은 효과가 있다. 특히 대상포진은 면역력 저하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한의학 치료를 통해 면역력을 높여주면 치료와 함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상시에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이를 위해 충분한 휴식과 수면,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과음이나 과로를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한의학에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경옥고(瓊玉膏)나 공진단(拱辰丹) 등을 평소에 먹어두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고령층은 대상포진 예방 접종을 미리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대상포진은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지만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대상 포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상시 건강 관리에 힘쓰도록 하자.

신원수 세인한의원원장 (한의학박사)
신원수 세인한의원원장 (한의학박사)

-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한의원 운영위원
-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한의원 진료한의사
- 건강보험공단 남부지사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위원
-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겸임교수
- 대한경락경혈학회 이사
- 인천광역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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