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보복' 주장에도 감사 직행…'신구 갈등' 격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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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보복' 주장에도 감사 직행…'신구 갈등' 격랑 속으로
  • 한국뉴스연합
  • 승인 2022.06.1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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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 초청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1년9개월여 전 수사 결과와 정반대 입장을 내놓자 정부·여당과 야당 간 공방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의 월북 몰이가 사실로 드러났다"며 목소리를 높이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교묘하게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응수하면서 '신구(新舊) 갈등'이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감사원은 해양경찰청과 국방부의 결과 발표 하루 만에 해당 기관을 상대로 사건의 최초 보고 과정과 절차, 업무처리의 적법성과 적정성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유족의 억울함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이 문제의 해결을 약속한 만큼 확실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 용산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전 정부 관련 수사에 대해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민주당 정부 때는 안 했는가.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을 정치 논쟁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받았다.

'자진월북 하지 않았다'는 현 정부의 결론에 대해 '문재인 정부와의 신구갈등으로 보는 조짐이 있다'는 언급에는 "뭐가 나오면 맨날 그런 정치 권력적으로 문제를 보고 해석을 하는 데, 내가 선거 때도 이 부분은 대통령이 되면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유족을 만났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당사자(유족)도 어떠한 진상을 더 확인하기 위해서 법적인 조치를 하지 않겠나"라며 "그러면 거기에 따라서 더 진행이 될 테니 지켜봐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지켜보라'고 한 의미는 사건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대응이 담긴 대통령기록물 열람 등 사건의 진상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는 증거 공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기록물은 최장 15년 비공개되는데, 이를 열람하려면 국회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거나 서울고등법원장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이 있어야 한다. 국민의힘 단독으로는 열람이 불가한 상황이다.

이씨 유족 측은 현재 대통령기록관에 정보 공개를 요청한 동시에 '정보 비공개'는 헌법 취지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은 정부 측 입장에 힘을 실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제 누가 무슨 이유로, 어떤 경위를 거쳐 대한민국 공무원의 죽음을 왜곡하고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밝힐 차례"라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 위원으로 활동했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경이 '수사 전부터 이미 월북으로 결론이 나있었다'고 양심선언을 했다"며 "시작하기 전에 이미 월북이라는 큰 방향성에 결론이 나 있었고, 이걸 정당화하기 위해서 나머지는 억지로 짜맞춘 수사"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된 당시 수사기록 일부를 공개해 진상을 밝힐 수 있도록 민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가 '월북 시도'를 단정한 적이 없는데도 윤석열 정부가 사실관계를 교묘하게 왜곡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기록물 열람 동의에 대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입장을 유보했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명확한 증거도 내놓지 못한 채 어정쩡한 결론을 내려 오히려 교묘하게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정권이 바뀌고 한 달 만에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판단이 바뀐 부분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명확한 근거를 내놓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결론낸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상황이 바뀌지 않았는데 입장과 판단이 바뀌는 것 자체가 정치적 이해관계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감사원은 특별조사국 소속 감사인력을 투입해 해경과 국방부 등 사건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즉시 자료 수집을 실시하고 내용을 정리해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감사원은 해당 사건의 최초 보고과정과 절차, 업무처리의 적법성과 적정성 등에 대해 정밀 점검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자진 월북'으로 결론냈다. 그러나 인천해양경찰서는 사건 발생 1년9개월 만에 이씨의 월북 의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수사 결과를 뒤집었고, 국방부도 '이씨가 월북을 시도했을 것이라 추정된다'고 했던 2020년 9월 당시 발표를 철회하고 "국민께 혼선을 줘 유감스럽다"고 사과했다.

이씨는 2020년 9월21일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남방 2㎞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으며, 실종 다음 날인 22일 오후 북한 해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북한군이 이씨를 총격 사살하고 시신까지 불태운 사실이 알려지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한편, 유가족과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그 사건을 보고받고 3시간 뒤 (이씨가) 사망했다"며 "3시간 동안 문 전 대통령이 대응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죄로, 방치 지시를 했다면 직권남용죄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유족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향후 법적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앞서 국방부와 해양경찰은 지난 2020년 9월 21일 서해상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 사건과 관련해 "실종 공무원의 '자진 월북'을 입증할 수 없다"며 '월북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던 당시 발표 내용을 전격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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