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韓정부 '20년 악연' 종지부…2925억원 배상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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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韓정부 '20년 악연' 종지부…2925억원 배상 결정
  • 노컷뉴스
  • 승인 2022.08.3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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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론스타, 2003년에 외환은행 지분 헐값에 사들여…2007년 하나은행에 되팔아
檢, '윤석열 사단' 대거 포함한 초호화 수사팀 꾸려…고위 경제관료 수사선상
法·檢, 구속영장 둘러싼 갈등도 최고조…1·2·3심 전부 '무죄'
"더 비싸게 팔 수 있었는데 한국 정부가 압력 가해" 2012년 국제소송전으로 비화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대한민국 정부의 6조원대 국제분쟁 결론이 10년 만에 나왔다. 론스타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ISDS) 사건의 중재판정부는 31일 오전 론스타 측 주장 일부를 인용해 2억1650만달러(약 2925억원·환율 1350원 기준)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고 밝혔다. 론스타 측 청구금액인 약 46.8억달러(약 6.1조원) 가운데 4.6%가 인용됐다.

헐값 매각 논란에 초호화 수사팀 구성했지만…


'론스타 사건'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론스타는 2003년 IMF 외환위기 여파로 경영 위기에 빠진 외환은행 지분 51.02%를 1조3834억원에 사들인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헐값 매각'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외환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이 권고하는 자기자본비율 8% 미만인 '부실은행'으로 분류됐던 상태였다. 외환은행은 론스타를 상대로 액면가 5천원을 20% 할인한 주당 4천원에 신주를 발행했다.

인수 직후 론스타의 인수 자격 논란도 불거졌다. 금산분리의 영향을 받는 국내법은 특수관계인 가운데 비금융회사의 자본총계 합계액 비중이 25% 이상이거나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을 경우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로 간주해 은행 지분을 4%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다.

지난 2006년 4월 13일 서울 세종로 교보빌딩 앞에서 외환은행 노조원과 금음노조원 1천여명이 모인가운데 외환은행의 론스타 매각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있었다.
지난 2006년 4월 13일 서울 세종로 교보빌딩 앞에서 외환은행 노조원과 금음노조원 1천여명이 모인가운데 외환은행의 론스타 매각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있었다.

헐값 매각과 인수 자격 논란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2006년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론스타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박영수 특별검사와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이 투입된 초호화 수사팀이 꾸려졌다. 여기에 더해 당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부부장검사였던 윤석열 대통령도 대검 중수부로 파견됐다. 중수부 검사들이 총동원됐는데, 이때 중수부 면면을 보면 윤 대통령 외에도 한동훈 법무부장관, 이복현 금감원장 등은 물론 최근 검찰총장 후보군에 올랐던 여환섭 전 법무연수원장도 있었다. 이밖에도 구본선, 심재돈, 이두봉, 조상준 검사 등 1심 판결문에 주임검사로 이름 올린 검사들 대부분 그 뒤 검사장을 역임하는 등 고위 간부가 됐다.

수사 대상도 화려했다. 검찰은 당시 권오규 경제부총리,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이정재 전 금감위원장 등 전현직 고위 경제관료들이 모두 검찰 수사 대상이었다. 하지만 초호화 수사팀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9개월 동안 수사에도 고위 관료들에 대한 혐의점을 입증해내지 못했다. 당시 외환은행 매각 실무책임자인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기소하기는 했지만, 변 전 국장은 1·2심은 물론 대법원에서도 무죄를 확정받았다.

지난 2006년 3월 30일 검찰직원들이 론스타에서 압수수색을 한후 수사 관련자료를 검찰로 옮기고있다.
지난 2006년 3월 30일 검찰직원들이 론스타에서 압수수색을 한후 수사 관련자료를 검찰로 옮기고있다.

검찰은 변 전 국장과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 정부와 외환은행 측이 외환은행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춰 정상가보다 3443억~8252억 원 낮은 가격에 팔았다며 외환은행 매각은 '불법'이라고 봤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부적절한 행위"라면서도 "매각이라는 전체 틀에서 엄격하게 봤을 때 배임 행위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마찬가지였다.

수사의 또다른 갈래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였다. 유회원 전 론스타 코리아 대표가 외환카드 합병비용을 낮추려 허위 감자설을 시장에 퍼뜨려서 주가를 조작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구속영장을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충돌도 빚어졌다. 유 전 대표에 대한 영장 기각만 4번, 도합 12번 기각됐다. 법원이 연달아 검찰의 영장 청구를 기각하자 검찰은 영장 내용을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재청구하기도 했었다. 검찰은 법원에 준항고장을 냈고 정상명 당시 검찰총장도 "승복할 수 없다"고 하는 등 법원과 강하게 각을 세우기도 했다.


86차에 걸친 1심 공판…론스타는 韓정부 ISDS 제소


1심 재판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2년 가까이 진행된 재판은 결국 파행으로 얼룩졌다. 2008년 10월 마지막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중간에 퇴정했고, 법원은 검찰의 구형 없이 선고일을 정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검찰은 핵심 증거를 찾은 만큼 추가 증거조사와 피고인 재신문을 요청했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86번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검찰 측 증인만 31명이 나왔고 1주일에 두 세 번씩 재판을 열 만큼 검찰 주장을 입증하기에 충분한 심리를 했다고 본다"며 결심 공판을 미루지 않았다. 또 검찰이 변경된 공소장 제출 날짜를 이미 어긴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6년 12월 7일 서울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론스타 사건 중간수사 발표가 열린 가운데 박영수 중수부장이 사건 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2006년 12월 7일 서울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론스타 사건 중간수사 발표가 열린 가운데 박영수 중수부장이 사건 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9개월에 걸친 수사와 2년 동안의 공판 과정을 거치면서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에 나선다. 2007년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5조9300억대의 매각 계약을 맺었다. HSBC는 같은해 12월 금융감독위원회에 인가를 신청했지만, 금감위는 '헐값 매각' 관련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재매각을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HSBC는 결국 2008년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했다. 론스타는 2010년 11월 하나금융지주에 보유지분 51.02%를 3조9157억원에 넘겼다. 이는 론스타와 한국 정부 간 '10년 국제 분쟁'이라는 또다른 국면으로 이어졌다.

론스타는 2012년 11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투자자-국가소송(ISD)을 냈다. 외환은행 지분 매각 과정에서 금융위원회가 매각승인을 지연하는 자의적·차별적 조치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금융위원회를 통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면서 결과적으로 5조9천억원대에 매각할 수 있었던 외환은행 지분을 3조9000억원대에 팔게 됐고 손해를 입었다는 것. 아울러 국세청이 한국·벨기에 이중과세방지협정에 따른 면세 혜택도 주지 않고 부당하게 과세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론스타가 한국 정부에 청구한 배상금은 46억7950만달러(약 6조2743억원)에 달한다.

사건은 같은 해 12월 ICSID에 정식 등록됐고 6개월 뒤 프랑스 국적의 브리짓 스턴 파리1대학 명예교수(정부 지명), 미국 국적의 법률가 찰스 브라우어(론스타 지명), 영국 국적의 조니 비더 변호사(의장)로 중재판정부 구성이 완료됐다. 그 뒤 서면 교환과 네 번에 걸친 심리, 질의응답을 거쳐 지난 6월 소송 절차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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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wontime@cbs.co.kr

<노컷뉴스에서 미디어N을 통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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