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드림PFV, 잔금 납입 못해 ‘95억 손실’
한진칼, 계약해지 수순...8월 재매각 유력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업계 침체 흐름이 제주 원도심 최고층 건물인 제주 KAL호텔 매각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제주칼(KAL)호텔을 소유한 칼호텔네트워크가 제주드림피에프브이(PFV)와의 매각 절차 중단을 통보하고 조만간 계약해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산하 한진칼은 코로나19로 경영이 악화되자 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해 초 제주칼호텔 매각 방침을 정했다. 이어 그해 4월30일 자로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한진칼은 2013년 대한항공으로부터 인적분할 방식으로 설립된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다. 제주칼호텔 운영사인 칼호텔네트워크는 한진칼의 종속회사다.

이어 2022년 8월26일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인 제주드림PFV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제주드림PFV는 감정가 687억 원보다 263억 원 많은 950억 원을 제시했다.

한진칼은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95억 원을 챙겼다. 이어 2022년 10월26일까지 잔금처리를 약속 받았다.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가 발목을 잡았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담보대출이 막히고 금융기관마저 시공능력이 높은 시공사의 연대보증을 요구하면서 한진칼은 잔금 납부 기한을 올해 4월까지 6개월 더 연장해줬다.

이에 칼호텔네크워크는 자금 수혈을 위해 지배기업인 한진칼을 통해 300억 원을 차입했다. 이후 양측 모두 재협상에 들어갔지만 최종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 해지가 통보되면 제주드림PFV은 고스란히 계약금을 잃게 된다. 한진칼은 조만간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8월쯤 공시와 동시에 재매각 절차에 나설 것을 보인다.

현재 칼호텔은 1년 넘게 빈 건물로 남아 있다. 객실 내부에 있던 호텔과 침구류 등은 리폼 업체들이 모두 매입했다. 그림과 조형물 등 미술품은 특정 공간에 보관 중이다.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있지만 공부상 건축물이 존재해 소방과 전기 시설 등 관리비용을 계속 지출하고 있다. 이를 담당하는 시설관리 직원들도 지금껏 상주 중이다.

1974년 제주시 이도1동 들어선 제주칼호텔은 40년 넘게 원도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건물 높이만 74m에 달해 준공 당시 한강 이남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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