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석 의원
▲윤관석 의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시위원의 변호인이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국회의원 제공 명목으로 3천만원을 무소속 윤관석 의원에게 준 부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강씨는 직접 출석하지는 않았다.
검찰이 국회의원 제공 명목으로 윤 의원에게 전달됐다고 본 6천만원 중 나머지 3천만원에 대해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강씨의 변호인은 민주당 지역본부장들에게 1천만원이 전달되도록 지시·권유한 부분도 인정했다. 강씨가 2020년 9월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수자원공사 산하 발전소 설비에 대한 납품 청탁 명목으로 3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역시 인정했다.

다만 당 지역상황실장들에게 2천만원을 지급하는 데 관여한 혐의는 부인했다.

검찰은 "범행 당시 상황이 그대로 녹음된 통화 내용, 문자메시지 등 다수 증거로 피고인의 혐의를 입증할것" 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판준비를 마무리하고 정식으로 재판이 시작되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 증인으로 불러 심문하기로 했다.

강씨는 2021년 3~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키려고 윤 의원, 무소속 이성만 의원 등과 공모해 당내 총 9천400만원을 살포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돈봉투는 현역 국회의원,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 등 세 갈래로 나뉘어 살포된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2021년 4월 윤 의원의 지시·권유·요구에 따라 국회의원 제공 명목으로 300만원씩 든 봉투 20개 총 6천만원을 윤 의원에게 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들 봉투가 현역 의원 20명에게 실제 전달됐다고 본다.

강씨는 또 선거운동 활동비 명목으로 같은 해 3~4월 지역본부장들에게 1천400만원, 4~5월 지역상황 실장들에게 2천만원이 전달되도록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지시·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송영길 더불어 민주당 전 대표
▲송영길 더불어 민주당 전 대표

 

한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공익법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가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53)씨의 구속영장에 그가 먹사연과 함께 송 전 대표 당선을 도운 구체적인 과정을 담았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2020년 4월부터 박씨, 먹사연 소장 이모씨와 함께 당대표 경선 전략 등을 논의하는 '정무기획회의'를 운영하며 본격적으로 경선 준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했다.

2020년 5월 박씨는 컨설팅업체 '얌전한고양이'에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를 의뢰해 '송영길의 당대표 당선 가능성이 높고, 친문(친문재인) 지지도가 매우 중요하며, 2040세대 약세를 극복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를 받았다.

이후 여론조사비용으로 550만원 지급을 요청하는 견적서를 받자 이씨에게 요청해 먹사연 자금으로 대납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당시 얌전한고양이 대표 전모씨가 애초 전송한 견적서에는 '송영길 의원님'이 수신자로 지정돼 있었으나, 비용을 대납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먹사연으로 바꾸도록 박씨가 요청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송 전 대표 측은 2020년 8월 전당대회에 불출마한 이후 이듬해 전당대회 당선을 노리며 정치적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높이고자 한층 본격적으로 컨설팅에 나섰다.

2020년 7~8월 박씨는 전씨에게 '송영길의 PI(퍼스널 아이덴티티·개인정체성) 전략 수립 및 리더십 강화' 등 총 9천570만원 상당의 컨설팅을 제안받았는데 연간 수입 한도가 1억5천만원인 정치자금으로는 부담이 어렵다고 보고 다시 먹사연 자금을 쓰기로 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결국 먹사연은 총 8천690만원의 컨설팅 비용을 대납했고 얌전한고양이는 '송영길 의원 SNS 활동 분석', 'SYG 의원님 전략조사 결과 보고', 'SYG좌담회 결과 보고' 등의 컨설팅을 수행했다.

여기에는 "노동운동 등 과거 이력을 알려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하고 인간적인 멘토의 이미지를 부각하며 소위 '킬러 콘텐츠'에 해당하는 정책적 이슈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검찰은 박씨가 먹사연 사무실에서 전씨로부터 이들 컨설팅 결과를 대면보고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SYG 좌담회 결과'를 보고받을 때는 송 전 대표도 참석했다고 박씨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도 박씨가 먹사연 명의의 허위 계약서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씨가 '실제와 다르게 발행하면 나중에 정치자금법 위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만류했지만 박씨가 거듭 요청하며 관철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계약서 내용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전씨에게 "먹사연에서 진행하는 용역인 것처럼 계약서를 써달라"고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전씨는 실제 컨설팅 내용과는 다른 '문재인 정부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한 국민인식 여론조사 게약서', '21대 국회 원내 정당들의 2022년 집권잔략 연구에 대한 계약서', '먹사연 홍보전략 수립에 관한 컨설팅 계약서' 등 3개의 허위 계약서를 써준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 측은 검찰 조사 결과가 사실과 다르다며 혐의를 전부 부인하고 있다.

박씨 측은 "구속영장에 송 전 대표(의 관여)는 거론도 없다"며 "먹사연 용역보고서는 자체 의사결정으로 진행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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