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상) 복합쇼핑몰 유통산업발전법 저촉 안돼...제주 상권 과당경쟁 불가피

제주에서 볼 수 없었던 초대형 복합쇼핑몰 ‘나인몰’이 연동신시가지 사업부지에서 건축허가가 나면서 지역 상권이 초긴장하고 있다. 단순 쇼핑을 떠나 영화관, 식당, 미용, 엔터테인먼트, 키즈 등 한자리에서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복합쇼핑 시설이 예고되면서 ‘대형마트’보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상권에 미칠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의소리]가 2차례에 걸쳐 나인몰 입점에 따른 제주지역 상권 위기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제주도 연동에 건립되는 제주 최초의 초대형 복합 쇼핑몰 '나인몰(NINEMALL)'이 롯데시네마 직영관과 제주도 최대 규모의 명품관 등의 입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등 지역상권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제주도 연동에 건립되는 제주 최초의 초대형 복합 쇼핑몰 '나인몰(NINEMALL)'이 롯데시네마 직영관과 제주도 최대 규모의 명품관 등의 입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등 지역상권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제주 연동 신시가지에 대형 복합쇼핑몰 건축허가가 났다. 쇼핑뿐만 아니라 롯데시네마 직영관과 명품관, 키즈카페 등 한자리에서 쇼핑과 식사, 게임·영화관람 등을 옮겨 다니지 않고 한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명 '몰링형' 복합 쇼핑몰 개점이 예고되면서 지역상권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시행사인 (유)나인위드는 지난 10월 제주시 연동 1454번지 일대 지하 3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8938㎡ 규모의 롯데시네마 원스톱 복합쇼핑몰 ‘NINE MALL(나인몰)’ 건축허가를 받아 홍보관까지 열어 놓은 상태다.

나인몰은 대형마트가 아닌 1·2종 근린생활시설로서, 문화부터 식음, 쇼핑, 엔터테인먼트, 키즈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한자리에서 즐길수 있는 제주도 최초의 초대형 몰링형 쇼핑시설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영화관을 비롯해 휴게음식점, 일반음식점, 소매점, 미용원, 청소년 게임 제공업 등을 허가 받은 상태다.

지하 1~3층에 들어서는 롯데시네마는 직영관으로 운영되며, 나머지 약 170개 점포는 일반 분양된다. 35㎡ 남짓한 점포의 최저 분양가가 최소 6억원이 넘는다. 1층 식당가 인근은 분양가가 무려 10억원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 1층에는 옷가게와 명품관, 패스트푸드점 등이 입점하고, 2층에는 키즈존과 서점, 3층에는 카페와 미용실 등이 들어선다.

지하 1~3층과 지상 일부분에는 법정주차대수(약 120면)의 2배 정도인 240면의 주차장 조성이 계획됐다. 시행사인 나인위드 측은 주변 건물과 협약을 체결해 총 500대의 주차가 가능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시행사 측은 170여개 점포 중 20여개를 제외하고 점포 분양을 끝냈다고 밝히고 있다. 2020년 2월께는 100% 점포 분양을 자신하고 있다. 분양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제주시 연동 롯데시네마 복합쇼핑몰 나인몰 부지. 시행사가 대대적인 분양홍보를 시작했다. 나인몰은 대형마트가 아닌 1·2종 근린생활시설로서, 문화부터 식음, 쇼핑, 엔터테인먼트, 키즈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한자리에서 즐길수 있는 제주도 최초의 초대형 몰링형 쇼핑시설로 추진된다. 한정된 수요에 과잉공급과 과당 경쟁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제주시 연동 롯데시네마 복합쇼핑몰 나인몰 부지. 시행사가 대대적인 분양홍보를 시작했다. 나인몰은 대형마트가 아닌 1·2종 근린생활시설로서, 문화부터 식음, 쇼핑, 엔터테인먼트, 키즈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한자리에서 즐길수 있는 제주도 최초의 초대형 몰링형 쇼핑시설로 추진된다. 한정된 수요에 과잉공급과 과당 경쟁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나인몰 입점 위치와 주변 상권과의 거리. ⓒ구글 지도 갈무리.
▲나인몰 입점 위치와 주변 상권과의 거리. ⓒ구글 지도 갈무리.
 
170여개 점포가 들어선다는 것은 사실상 제주시 동(洞)지역에 새로운 상권이 생긴다는 얘기다. 주변 상권과의 충돌이 불가피한 이유다.

나인몰 인근에는 자동차로 1~2분 거리에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외에도 연동과 연동 신시가지, 누웨마루거리(옛 바오젠거리)와 노형오거리 등 지역 소상공인들이 형성한 상권이 밀집되어 있다.

나인몰은 누웨마루거리(옛 바오젠거리)와 직선으로 약 750m 거리에 위치했다. 누웨마루거리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상점가'로 지정됐기 때문에 나인몰이 대형마트였다면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입점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복합쇼핑몰은 이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대형마트가 아닌 대형 복합쇼핑몰로 허가 받음으로서 결과적으로 허술한 법망을 피해 간 셈이다. 그렇지만 나인몰이 지역상권에 끼칠 영향은 결코 적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마트는 다양한 제품을 한 곳에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곳이라면, 나인몰에서는 쇼핑과 함께 영화 등 오락시설, 음식점, 미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인근 소상공인 상권과 충돌할 수 있는 부분이 대형마트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 대형마트는 물론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을 포함한 도내 유통업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제주경제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 유통업계마저 침체기를 겪고 있다.
 
▲쇼핑과 영화, 서점, 키즈카페 등 오락적 요소까지 갖춘 복합쇼핑몰 분양이 진행중이다.
▲쇼핑과 영화, 서점, 키즈카페 등 오락적 요소까지 갖춘 복합쇼핑몰 분양이 진행중이다.

 

2017년 제주 편의점의 실질포화지수도 194로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실질포화지수가 전국 평균(100)보다 높을수록 포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제주지역 편의점 포화율이 전국평균보다 2배 가까이 되면서 편의점간 출혈경쟁도 심각하다.

제주 유통업의 경우 인구순유입과 관광객 증가 등 소비시장 확대에 따라 2010년부터 빠르게 성장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인구 증가세 둔화와 관광 침체 등으로 점점 성장 폭이 줄어들고 있다.

제주 유통업 전체가 침체기인 상황인데, 그동안 제주에서 볼 수 없었던 복합쇼핑몰(나인몰)이 추진되면서 연동과 노형동을 중심으로 한 인근상권은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김형길 제주관광문화산업진흥원장(전 제주대 경영학과 교수)은 나인몰의 규모는 연동·노형동 등 신제주뿐만 아니라 제주시 동(洞)지역 전체 상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원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쇼핑 기회를 얻을 수 있어 긍정적이지만, 지역상권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결국 제살 깎아먹기 싸움이 될 것”이라며 “제주 유통업계는 이미 과당경쟁 상태인데, 복합쇼핑몰 입점으로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다. 수요가 한정된 상황에서 공급만 늘어나면 기존 상권에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인몰은 신제주뿐만 아니라 제주시 동(洞)지역 전체상권에 영향을 끼칠 만한 규모”라며 “더구나 복합쇼핑몰은 다른 소상공인 점포와 달리 그 영향력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한국뉴스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