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고발하라" 역풍으로 돌아온 임미리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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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고발하라" 역풍으로 돌아온 임미리 고발
  • 한국뉴스연합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20.02.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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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만 빼고'라는 언론 칼럼에 대한 집권여당의 고발이 "이번 총선에서 진짜 '민주당만 빼고' 찍자"라는 역풍을 부르고 있다. 이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는 '민주당만 빼고'가 유행어처럼 번지며 "No 민주당", "내가 임미리다", "나도 고발하라"는 글들이 줄잇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중도층의 이반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며 뼈아픈 자책골임을 인정하는 발언이 나왔다.

이처럼 보수·중도·진보진영 모두에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논란 하루만인 1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은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민주당은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와 경향신문에 대한 고발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은 "임미리 교수는 안철수의 싱크탱크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으로,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거론한 싱크탱크 '내일'은 국내 정치학계의 원로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이사장을 맡은 곳으로, 현재 주중 대사이자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전 정책실장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초대 소장을 지냈던 단체이기도 하다.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10여분 후 다시 출입기자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안철수의 싱크탱크'에서 '안철수'를 삭제하고 '특정 정치인의 싱크탱크'로 바꿨다.

민주당이 임 교수의 과거 이력까지 거론하자, 당사자인 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예상은 했지만 벌써부터 신상이 털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임 교수는 "자랑스럽지는 않아도 인생을 치열하게 살았다는 것은 자부한다"면서 자신의 고향과 학력을 비롯해 한나라당과 민주당, 창조한국당, 안철수 캠프 등 몸담았던 정당과 정치 이력들을 스스로 공개했다.

당 대표 명의로 고발이 이뤄졌기에 이해찬 대표에게도 관련 질문이 쏟아졌지만 이 대표는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대신 당 대표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언론에 대한 것은 대변인단에서 결정한다"며 "보고가 서면으로 수십장씩 올라오기 때문에 신경을 못썼다"며 이 대표가 직접 지시를 내린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민주당에서 이번 고발 조치 결정에 관여한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의 질문에 "브리핑할 것이 없다"며 "고발 취하됐으니까 그걸로 끝내자"라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민주당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는 '#민주당만빼고' 해시태그와 함께 민주당을 비판하는 "나도 고발하라"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정당이 언론의 칼럼을 문제삼아 필자와 언론 관계자를 고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에, 총선을 앞두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 권력을 쥐더니 시민의 입을 틀어막으려 한다"며 "민주당은 절대 찍지 말자. 나도 임 교수와 같이 고발당하겠다"고 격분했다. 참여연대 김경율 전 집행위원장은 "한줌 권력으로 나를 고발한다면 얼마든지 임 교수 주장을 반복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민변 소속 권경애 변호사도 "민주당만 빼고 찍어 달라고 아예 고사를 지내신다"며 'NO 민주당, 보이콧 파시스트'라는 이미지를 첨부했다.

사태가 심상치않자 언론인 출신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전날 오후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에게 임 교수 고발을 취소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지지자 이탈로 이어질 조짐에 민주당 의원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오만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고 당 결정을 비판했다. 홍의락 의원도 "어쩌다가 이렇게 임 교수의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적었다.

TK(대구·경북) 총선을 총괄하는 김부겸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젊은 중도층이 고개를 저으면 방법이 없다. 지금 이 건은 누가 뭐라 해도 중도층의 이반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며 고발 취하를 촉구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도 "선거법적 차원에서만 생각해 검찰에 판단을 맡긴 것은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야당도 이해찬 대표의 사퇴를 언급하며 정당사 초유의 사건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정당사 초유의 사건"이라며 "이해찬 대표가 정계를 은퇴할 사건"이라고 날을 세웠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언론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독재적 행태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은 "민주당이 당초 고발했던 이유를 듣고 나니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당 사람들의 집단지성이 이정도 수준인지 몰랐다"고 민주당의 고발 취하에 대해서도 비판 논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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