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 지연으로 ‘깜깜이 선거’ 전락, 예비후보들 고충 토로
보수진영 정치 세력 하나로 규합한 ‘미래통합당’ 출범, 안개속 정국

2020년 2월 10일 기준 세종시 인구지도 (사진=세종시)
2020년 2월 10일 기준 세종시 인구지도 (사진=세종시)
전국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는 세종시 국회의원 선거전이 선거구 획정 지연으로 ‘깜깜이 선거’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보수진영 정치 세력이 하나로 규합한 ‘미래통합당 출범’으로 정치권의 지각변동까지 더해지면서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형국으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세종시 예비후보들은 선거구 획정 지연으로 사실상 개점휴업을 하고 있다. 경선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자신이 어느 지역에 출마할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분구가 사실상 확정적’이란 설만 난무하고 있지만, 분구가 어떤 식으로 이뤄질 지 가늠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후보도 출마지역을 모르고, 유권자들 역시 후보를 모르는 이른바 ‘깜깜이 선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면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자신이 출마하는 지역을 정확히 알지도 못한 채 선거 운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지역에 대한 ‘공약 부족’으로 이어지며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홍보전은 간편한 ‘SNS 홍보전’으로만 집중되고 있다.

선거구는 다음 달 5일에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지만, 선거일을 불과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혼란이 불가피하다.

여야는 지난 13일 선거구 획정 논의를 3월 5일까지 매듭짓기로 합의했으나, 이마저도 '인구 상하한선 기준'과 '분구·통폐합 선거구 확정' 등 쟁점이 남아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해찬 대표(왼쪽)와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이 6일 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이 6일 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더불어민주당)
선거구 획정 지연은 각 정당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세종을 전략공천지로 확정했으나, 전략공천 대상을 ‘1석’으로 할지 ‘2석’으로 할지 여부도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략공천자를 단수 공천할 지, 경선을 붙일 지 등도 알 수 없는 형국이다.

현재까진 거론되는 출마 예정자들을 보면, 북측(북구 또는 갑구)에선 배선호(42) 전 민주당 시당 교육연수위원장, 이강진(58) 전 정무부시장, 이종승(53) 전 민주당 세종시당 부위원장, 윤형권(55) 전 시의원 등이, 남측(남구 또는 을구)에선 강준현(54) 전 정무부시장, 이영선(48) 전 지방분권 세종회의 대변인, 이세영(56) 변호사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영입한 홍성국(57)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의 세종시 출마설도 나오고 있어 정치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 3개 원내정당에다가 재야의 '옛 친이(친이이명박)계' 및 '보수성향 시민사회단체', '옛 안철수계 인사들', '일부 청년정당' 등이 한 지붕 아래 모여 17일 공식 출범했다.
미래통합당은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 3개 원내정당에다가 재야의 '옛 친이(친이이명박)계' 및 '보수성향 시민사회단체', '옛 안철수계 인사들', '일부 청년정당' 등이 한 지붕 아래 모여 17일 공식 출범했다.
정치권에 일고 있는 지각변동도 선거전을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보수분열 3년만에 '미래통합당'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미래통합당은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 3개 원내정당에다가 재야의 '옛 친이(친이이명박)계' 및 '보수성향 시민사회단체', '옛 안철수계 인사들', '일부 청년정당' 등이 한 지붕 아래 모여 17일 공식 출범했다.

미래통합당에선 조관식(63) 국회 입법정책연구회 정책조정위원장, 안봉근(63) 현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 송아영(56) 세종시당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여기에 최근에는 참여정부(노무현 정부) 시절 정책실장을 역임했던 김병준(66)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 최측근으로 꼽히는 최민호(65) 전 행복도시건설청장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종시 출마를 검토했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최근 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여기에 안철수 신당 입당을 검토했던 김중로(69) 바른미래당 국회의원(비례대표)도 미래통합당 출마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게 됐다.

미래통합당 역시 자유한국당이 주도하는 기존 틀 안에서 경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선거구 획정 안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략공천 대상자 확정과 경선 일정 등 역시 아직 미정이다.
자유한국당이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세종시 출마 카드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이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세종시 출마 카드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원희(64) 세종시도농공감융합연구원 원장의 행보도 아직까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면서 예비후보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선거운동이 힘을 잃고, 정책도 실종되고 있어 유권자들에 대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세종시는 전국 최대의 격전지로 분류되고 있다. 17일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예비후보만 38명으로, 무려 38대 1의 경쟁률이다. 분구를 가정해도 19대1이란 유례없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가혁명배당금당(24명)의 영향도 있지만, 국가행정의 중심도시라는 타이틀이 경쟁률 상승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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