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필 제주대 연구팀, 치매 유전자 복재돼지 생산 연구 발표

제주대학교 중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인간 치매유발 유전자 3개가 동시에 발현되는 돼지 복제를 성공함에 따라 세계 치매 연구를 선도할 핵심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농촌진흥청(청장 김정규)과 제주대학교(총장 송석언)는 세계 최초로 인간 치매유발유전자인 APP(Amyloid Precursor Protein), PS1(Presenilin 1), Tau(Microtubule associated protein Tau-1) 등 세 개의 유전자가 발현되는 치매복제돼지 생산관련 특허를 등록했다고 9일 밝혔다.

현재까지 알려진 알츠하이머 질환(Alzheimer disease, AD) 유발 주요 유전자는 APP, PS1, Tau 등이 있다. 이 외에도 마이너한 치매 유발 유전자가 5~6개 알려져있지만, APP, PS1, Tau 등을 키(Key) 유전자로 보고 있다.

▲ 인간 알츠하이버 질병 유발 유전자를 지닌 형질전환 복제 제주흑돼지. ⓒ제주의소리
▲ 인간 알츠하이버 질병 유발 유전자를 지닌 형질전환 복제 제주흑돼지. ⓒ제주의소리

APP란 21번 염색체에 위치하며 뇌조직·뇌혈관에 아밀로이드가 침착되는 유전자고, PS1은 14번 염색체에 위치하며 APP 대사에 영향을 미쳐 돌연변이 시 아밀로이드 침착을 유도하는 유전자다. Tau는 17번 염색체에 위치하며 과 발현시 신경세포 사멸 효과를 일으킨다.

연구팀은 농촌진흥청의 연구과제인 '우장춘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에 걸쳐 '알츠하이머 질환모델 돼지 개발과 후성유전체 연구'를 수행한 결과 인간 치매 질환 유발 유전자 3개가 동시에 발현되는 다중 벡터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박세필 제주대 분자생명공학과 교수는 "돼지가 1개의 치매 유전자를 갖는 것도 유의미한 연구인데, 세 가지 유전자를 모두 가진 돼지가 태어났고, 조직학적·유전학적 검토 이후 행동학적으로도 치매 증상을 보였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구 과정에서 실험에 사용된 개체는 식수공급통 위치를 잊은 채 배회히거나 자신의 먹이통에 배설을 하는 등 전형적인 치매 증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 9일 알츠하이머질환 연구모델 형질전환돼지 생산기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박세필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장. ⓒ제주의소리
▲ 9일 알츠하이머질환 연구모델 형질전환돼지 생산기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박세필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장. ⓒ제주의소리

연구에는 제주흑돼지가 사용됐다. 종전까지는 치매 신약개발 연구에 쥐 등 소동물 모델이 이용돼 왔지만, 동물 분류학적 종 특이성으로 인해 인체 생리학적 내분비학적 특성과는 많은 차이가 있어서 연구결과의 인체 적용에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돼지의 경우 사람과 유사한 장기구조와 생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고, 유전자의 아미노산 서열에서 다른 동물에 비해 사람과 유사성이 높아 모델 동물로 적합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연구 개체로 선택됐다.

특히 통상적인 연구에는 세계적으로 공인된 미니피그 종이 사용되지만, 연구팀은 제주의 토종 자원인 제주흑돼지를 활용했다. 이미 특허 출원이 완료된 미니피그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한 순간 한 마리에 200~300만원 가량의 로얄티를 지불해야 하지만, 특허 등록되지 않은 제주흑돼지를 활용함으로써 추후 연구 부담을 대폭 줄였다.

박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3개의 AD 유발 유전자가 동시에 과 발현되는 질환모델 돼지 생산은 전무하기 때문에 이 기술의 개발은 치매 원인 규명 및 신약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제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2019년 전세계 치매환자는 약 5000만명이다. 고령화로 2030년에는 8200만명, 2050년에는 1억3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알츠하이머 질환은 2017년 기준 EU를 포함한 미국과 일본에 약 90억 달러의 시장 규모를 선점하고 있다. 2023년 133억달러, 2050년 1조달러 수준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시장의 경우 현재 약 700억 정도 수준으로 98%가 수입 의약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로 다국적 제약회사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자체적인 의약품 개발이 필요한 이유였다.

특허는 줄기세포·세포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주)미래셀바이오에 기술 이전됐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전라남도에서는 바이오메디컬 허브 구축사업의 일환인 전남생물의약연구센터 '줄기세포 유래 바이오신약 소재개발 사업'을 기획해 인간치매유발 유전자 세 가지가 동시에 과발현되는 질환모델동물의 생한과 특성유명을 위한 후속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박 교수는 "본 특허 기술 가치 평가는 예산 시장 규모를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추정치를 적용했을 때 2024년부터 9년간 4조4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연구결과로 전 세계적 이슈인 치매신약 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연구결과는 2017년 6월호 저명국제학술저널 PLOS ONE(미국 공공과학 온라인 학술지)에 게재됐다. 2017년 국내 특허 동록을 완료했고 최근에는 미국 특허 등록이 완료됐다.

농촌진흥청 임기순 연구운영과장은 "인간치매유발 유전자 세 개가 동시에 과 발현되는 원천기술이 순수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국가 전략산업 기술경쟁력 확보와 소재 국산화 차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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