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에 울려퍼진 5월의 노래…"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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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전남도청에 울려퍼진 5월의 노래…"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 한국뉴스연합 온라인팀
  • 승인 2020.05.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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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오월 어머니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를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0.5.18/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노래를 부르는데 살다보니 또 이런 날도 오는가 싶어가지고 눈물이 나대..."

5·18민주화운동 제 40주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시민군의 '최후항쟁지'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는 유족들의 마음을 흔드는 노래들이 울려퍼졌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대통령 내외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오월어머니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관현 열사의 누나 박행순씨는 "내가 여기만 오면 가슴이 벌렁거려서 오랫동안 이곳을 지나다니지 못했다.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 분수대가 '팍'하고 터지는데 가슴이 트이는 기분이 들어 홀가분했다"고 말했다.

행순씨는 "어제는 5·18민주묘지를 찾아가 관현이한테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오니 5·18 진상규명 해달라고 마음을 전해주라고 말하고 왔다. 문 대통령께 관현이의 마음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얀 소복을 입은 한 오월 어머니는 "마음이 홀가분하고 좋다. 노래를 부르는데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어 눈물이 났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5·18망언을 한 자유한국당 때문에 많이 울었는데 이렇게 조용한 기념식이 얼마만인지 참 새롭다"고 했다.

이날 기념식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식이 시작된지 20여분이 지났을 쯤 임은택씨의 아내 최정희씨(73)가 남편에게 아픔과 그리움이 섞인 편지를 읽어내려가자 조용했던 객석 곳곳에서 흐느낌이 새어나왔다.

"여보! 우리 다시 만나는 날, 나 너무 늙었다고 모른다 하지 말고 삼남매 번듯하게 키우느라 고생 많았다고 칭찬이나 한마디 해주세요. 당신 참 잘했다고. 보고 싶은 당신! 우리 만나는 날까지 부디 편히 쉬어요."

최씨의 사무친 사부곡에 오월 어머니들은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냈고 유족을 비롯한 관객들도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최씨의 한 맺힌 편지 낭독 후에는 가수 김필이 '편지'를 열창했다. 김필은 검은색 정장을 입고 무대에 올라 담담하게 이야기를 건네듯 노래를 불렀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주먹을 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2020.5.18/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노래가 절정으로 향하자 객석 여기저기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문 대통령도 사색에 잠긴 표정으로 입을 꾹 닫은 채 김필의 노래를 감상했다.

이후 기념식 마지막 순서로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장재일 작곡가와 장민승 영화감독이 제작한 '내 정은 청산이오'가 최초 공개됐다.

5·18희생자와 광주를 위해 헌정된 이 곡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모티브로 남도음악과 전통문화, 오케스트라, 랩, 중창 등 다양한 장르를 활용해 제작됐다.

끝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과 함께 객석의 오월 가족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제창하며 식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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