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건물은 세월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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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건물은 세월을 입는다
  • 디트뉴스24=한지혜 기자
  • 승인 2020.05.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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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IN 충청-②] 세종시 조치원 권투체육관, 지역 명소 자리매김
영화 '반칙왕' 등 촬영 발길 줄이어… 도시재생 거점 역할 수행도

대전세종충남 지역 곳곳이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촬영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속 명대사와 인상깊은 장면들을 회상하며 지역 관광 명소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방문객들의 오감만족은 물론 추억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촬영지 명소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세종시 조치원에 위치한 권투체육관 모습. 1950년대 지어져 1975년부터 체육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세종시블로그기자단 홍채원)
세종시 조치원에 위치한 권투체육관 모습. 1950년대 지어져 1975년부터 체육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세종시블로그기자단 홍채원)

 

오래된 건물은 세월을 입는다. 낡고 빛바랜 외벽, 구멍마다 덧붙인 양철판, 예스러운 간판까지. 세종시 조치원읍 교리 권투체육관이 70년 세월을 오롯이 견뎌내고 있다.

이곳 체육관은 1950년대 지어진 콘센트 막사 건물이다. 과거 미군 보급 기지로 쓰였다. 콘센트 막사 형태의 체육관 건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1975년 권투체육관으로 개조됐고, 강용덕 관장이 아버지를 이어 2대째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다.

정사각형 링 위에 걸린 몇 장의 수건, 그 뒤로 벽면에 대형 태극기가 걸려있다. 무심한 듯 걸어놓은 땀에 젖은 옷가지, 낡은 가죽소파, 빛바랜 샌드백과 권투장갑은 그 풍경 자체로 영화가 된다. 일렬로 늘어놓은 트로피와 상장은 이곳의 역사이자 과거의 영광이다.

‘연습은 생각, 시합은 본능이다’. 선수들이 수 백 번 되새겼을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대한민국 수많은 청춘들이 세계 챔피언을 꿈꿨으리라.

권투체육관 내부 모습. 링 위에 수건이 걸려있다. (사진=세종시블로그기자단 홍채원)
권투체육관 내부 모습. 링 위에 수건이 걸려있다. (사진=세종시블로그기자단 홍채원)

총 6편의 영화와 30여 편의 드라마, 수 십 편에 이르는 뮤직비디오 촬영이 이 체육관에서 이뤄졌다. 입구 쪽 벽면에 빼곡히 붙은 영화 포스터와 드라마 촬영 사진이 이를 증명한다.

투박한 체육관 곳곳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작품으로는 송강호 주연의 영화 <반칙왕>(2000)이 꼽힌다.

영화 속 소심한 은행원인 송강호는 우연히 찾아간 체육관에서 반칙왕 타이거마스크 사진을 마주한다. 얼떨결에 레슬링을 배우겠다는 선언을 하게 된 그는 매일 링 위에서 고된 훈련을 받으며 새로운 꿈을 꾼다. 마침내 최고의 레슬링 선수와 혈전을 벌이게 된 마지막 경기는 영화 속 최고의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영화 <1번가의 기적>(2007)에서는 극중 하지원이 동양 챔피언을 꿈꾸는 복서로 등장한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돌봐야할 동생까지, 투박한 체육관 풍경을 배경으로 땀을 흘리는 주인공의 모습은 진한 감동을 준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 여러 번 노출되면서 일본,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조치원 지역이 원도심 도시재생사업 대상지가 되면서 투어 코스로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곳 체육관은 존폐 위기에 몰려있다. 최근 토지 소유 문제로 부속 건물을 철거했고, 운영난에도 직면했다. 시가 관리하는 시설이 아니다보니 마땅한 대책 없이 언제 헐어질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있다.

허물고 다시 지어지고 있는 새 도시에 시간이 멈춘 풍경이 있다. 세월은 빠르지만 늘 그대로인 곳이 있다.

* 인근 먹거리

세종전통시장 출입구 모습. (사진=세종시)
세종전통시장 출입구 모습. (사진=세종시)

세종전통시장

주소: 세종시 조치원읍 조치원8길 42

조치원 5일장은 90여 년 역사를 가진 장터다. 조치원역 광장에서 도로 하나만 건너면 닿을 수 있다. 아케이드 점포 형태로 정비돼 날씨와 상관 없이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다.

단돈 2500원에 짜장면을 파는 광진식당과 국내 파닭의 원조격인 왕천파닭이 유명하다. 인근 호떡집도 늘 성황이다. 평일에도 대다수 점포들이 장사를 하는 상설시장이고, 4, 9일마다 5일장이 선다.

세종시 출범 이듬해인 지난 2013년 조치원전통시장에서 세종전통시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 인근 볼거리

폐쇄된 정수장을 리모델링해 재생한 조치원 문화정원 전시관 모습. (사진=세종시)
폐쇄된 정수장을 리모델링해 재생한 조치원 문화정원 전시관 모습. (사진=세종시)

조치원문화정원

주소: 세종시 조치원읍 수원지길 75-2

폐쇄된 옛 정수장 시설을 문화재생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현재는 지역 주민들과 신진 예술가들이 소통하는 매개 공간이자 지역 문화예술 향유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프리마켓이나 각종 공연, 문화예술 교육 사업이 진행된다. 작은 광장과 야외무대, 전시 공간, 소규모 정원으로 꾸며졌다.

2019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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