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길호 의원 “예산부서, 2차 추경 재원마련 실무부서 압박 지나치다…사실상 협박”

제주도가 2차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대대적인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예산부서의 ‘갑질’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현길호 의원. ⓒ제주의소리
현길호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현길호 의원(조천읍,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제주도의 2차 추경과 관련해 각 부서에 시행한 문서․메시지를 문제 삼았다.

현 의원은 “16일 추경예산 편성과 관련한 문서를 시행한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이냐”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안우진 예산담당관은 “추경 편성방향과 재원 확보와 관련해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된 예산안을 넣었고, 구체적으로는 행사․축제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내려보냈다”고 말했다.

그러자 현 의원은 공직 내부소통공간(메아리)에 예산총괄팀장이 온린 장문의 글을 도마에 올렸다.

현 의원은 “예산과 관련한 어려움에 대해 절절함이 묻어나는 글이던데, 제가 보기에는 우려되는 부분이 보인다. 담당관이 보기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느냐”라고 선문답을 던졌다.

안 담당관이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답변하자, 현 의원은 “도지사가 특별명령을 내리니까, 예산총괄팀장이 다시 특별명령을 시달하는 느낌을 받았다. 협박성 내용도 있고, 일부 부서는 모든 업무가 중지될 것 같은 우려도 든다”고 지적했다.

안 담당관이 “추경에 대한 당위성, 지출 구조조정 등 어려운 상황이니 부서에 협조를 요청하는 차원의 글”이라고 팀장을 옹호하자, 현 의원은 “그런 어려움에 대해 모르는 공무원들이 있느냐”라고 타박한 뒤 “내용을 보면 ‘이유불문하고’, ‘편성계획이 시달된 오늘 이후 지출 구조조정과 연관된 사업은 계약을 중지해달라’, ‘사업중지를 통해 금주 내로 (예산을) 반납토록 조치해달라’는 등의 문구가 등장한다. 일하는 부서의 판단과 예산부서의 판단이 다를 경우 모든 업무가 중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현 의원은 “예산부서에서 패널티를 준다고 하는데, 도지사에게도 없은 권한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라며 “예산부서가 힘이 센 줄은 알지만 팀장이 이런 메시지를 내보내는게 맞나 싶다.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 글이 불러올 파장을 고민해봤느냐”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현 의원은 “충정은 높이 사지만, 그 충정이 왜곡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우려스럽다”면서 “상대에 대한 배려, 공감이 없이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겠나”라며 공직내부의 소통과 배려를 주문했다.

이에 현대성 기획조정실장은 “글 내용을 살펴보겠다. 비상상황에서 각 부서에 협조를 구하기 위해 쓴 글로 보이지만, 일부 표현이 잘못됐다면 새로운 방법으로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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