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곶자왈 연접 지하수보전지구 2등급 토지 훼손 논란...잘려나간 나무더미 방치

최근 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의 음주운전 사고가 불거지며 불법 무허가건축물이 확인돼 논란이 됐던 서귀포시 대정읍 모 관광공원. 최근 이 공원과 연접한 곶자왈과 임야 등이 불법 훼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임야의 숲은 사라지고 굴삭기 옆에 돌무더기와 잘려나간 나무더미가 쌓여 있는 등 임야 훼손 의혹이 제기됐다. ⓒ제주의소리
최근 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의 음주운전 사고가 불거지며 불법 무허가건축물이 확인돼 논란이 됐던 서귀포시 대정읍 모 관광공원. 최근 이 공원과 연접한 곶자왈과 임야 등이 불법 훼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임야의 숲은 사라지고 굴삭기 옆에 돌무더기와 잘려나간 나무더미가 쌓여 있는 등 임야 훼손 의혹이 제기됐다.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의 A관광공원과 맞닿아 있는 임야 등 곶자왈 숲이 공원 조성 과정에서 무단 훼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의 관광공원은 최근 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가 음주운전 적발 당일 술자리를 가졌던 무허가 불법건축물이 있는 곳으로, A관광공원 측이 임의로 곶자왈이 위치한 임야를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독자제보로 [제주의소리]가 현장 취재한 결과, 대정읍 A관광공원와 연접한 토지 지목은 임야다. 그러나 실제 현장은 흙바닥이 곳곳에 노출돼 평탄한 비포장 도로가 조성돼 있었다. 승용차도 불편 없이 오갈 수 있는 상태였다. 현장에는 중장비인 굴삭기 한 대도 세워져 있었다.

한쪽 구석에는 벌목된 나무더미와 파헤쳐진 돌무더기가 발견됐다. 바닥에는 화산송이가 깔려 있었고, 용도를 알 수 없는 대형 컨테이너 두 개도 눈에 띄었다. 이 토지의 중앙에는 농사용 비닐하우스도 설치돼 있었다.

이 토지는 A관광공원의 대표이자 전직 도의원을 지낸 김모씨의 소유지만, 관광공원 허가 구역 밖이다. 잡종지를 제외한 임야 3필지가 이에 해당된다. 토지의 동쪽 끝에는 앞서 [제주의소리] 취재로 적발된 무허가건축물이 위치해 있던 곳이다.

최근 불법 무허가건축물 논란을 산 서귀포시 대정읍 A 관광공원의 연접 토지. 굴삭기 옆에 돌무더기와 나무더미가 쌓여져 있다. 임야 훼손 의혹이 일고 있는 곳이다. ⓒ제주의소리
최근 불법 무허가건축물 논란을 산 서귀포시 대정읍 A 관광공원의 연접 토지. 굴삭기 옆에 돌무더기와 나무더미가 쌓여져 있다. 임야 훼손 의혹이 일고 있는 곳이다. ⓒ제주의소리
문제의 임야에 임의로 벌목된 것으로 보이는 나무더미가 쌓여 있다. ⓒ제주의소리
문제의 임야에 임의로 벌목된 것으로 보이는 나무더미가 쌓여 있다. ⓒ제주의소리

문제는 해당 지역의 대부분이 지하수자원보전지구 2등급으로 설정된 곳이라는 점이다. 바닥에 깔린 화산송이가 이 지대를 구성하고 있어 물이 빠져나가는데 용이한 지역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아직 제주도가 시행중인 곶자왈경계 용역이 발표되기 전이지만, 지질 상태나 인근의 식생 등을 고려할 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도너리오름에서 분출한 용암류에 의해 형성된 대정곶자왈에 속한 지역이기도 하다.

보다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년도별 위성지도를 대조하면 훼손 정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위성사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사이트 정보를 살펴보면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이 토지는 푸른 수풀이 우거져 원형이 보존돼 있다.

위성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은 2014~2016년을 건너뛰고 2017년 위성사진을 확인하면 해당 부지에는 기존에 나무가 심겨있던 곳이 파여 길이 나있고, 다시 1년이 지난 2018년에는 당초 보이지 않았던 하우스 시설이 추가로 확인된다.

최근 불법건축물로 확인된 별채 건물 역시 이 시기에 함께 들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포털사이트 다음이 제공하는 년도별 위성사진 서비스 갈무리. 가장 윗사진이 해당 토지의 2013년이고, 차례대로 2017년, 2018년 사진이다. 붉은 선 내 문제의 임야 색깔이 해마다 눈에 띄게 황토색으로 바뀌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이 제공하는 년도별 위성사진 서비스 갈무리. 가장 윗사진이 해당 토지의 2013년이고, 차례대로 2017년, 2018년 사진이다. 붉은 선 내 문제의 임야 색깔이 해마다 눈에 띄게 황토색으로 바뀌고 있다.

이와 관련 A관광지 대표 김모씨는 "(훼손된 토지는)원래 초지였던 곳일 뿐 고의로 훼손하거나 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임야에 농사를 지은 것 뿐이고, 사람이 오가다보니 자연스럽게 길이 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왜 토지에 굴삭기가 세워져있냐는 질문에는 "원래 초지인 지역이어서 나무를 심기 위해 흙을 다지는 일을 하려고 왔다가 멈춰서있었던 것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나무를 훼손한 사실은 전혀 없다. 재선충으로 인해 소나무 몇 그루를 자르기는 했지만, 그외 나무를 훼손하지 않았다. 만약 고의로 나무를 베어 냈다면 분명히 책임을 질 것"이라고 강경한 어조로 해명했다.

이와 관련 김정순 곶자왈사람들 대표는 "인근 지역은 지하수보전지구 2등급 지역으로, 화산송이가 지반을 형성하고 있고, 침엽수와 활엽수가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지하수보전지구의 끝자락에 위치해있다보니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덜한 곳이었을 것"이라며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문제의 소지가 있다. 사법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한편, 해당 토지들에 대한 훼손 의혹 취재가 시작되면서 서귀포시 담당 부서 역시 현장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불법 무허가건축물 논란을 산 서귀포시 모 관광지에 인접한 토지. 7년전 까지 수풀이 우거져있던 지역에 넓다란 길이 연결돼 있다. ⓒ제주의소리
최근 불법 무허가건축물 논란을 산 서귀포시 모 관광지에 인접한 토지. 7년전 까지 수풀이 우거져있던 지역에 넓다란 길이 연결돼 있다. ⓒ제주의소리
최근 불법 무허가건축물 논란을 산 서귀포시 모 관광지에 인접한 토지.차량이 다니는 길이 연결돼 있다. ⓒ제주의소리
최근 불법 무허가건축물 논란을 산 서귀포시 모 관광지에 인접한 토지.차량이 다니는 길이 연결돼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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