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1만개 점검 '시한폭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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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1만개 점검 '시한폭탄' 되나
  • 한국뉴스연합 온라인팀
  • 승인 2020.07.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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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부터 잇달아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켜 투자자 피해를 키우고 있는 사모펀드를 놓고 금융권이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3개월 동안 사모펀드 1만304개를 들여다본다. 또 금융당국은 오는 20일 사모펀드 집중점검반을 출범해 다음달부터 3년 간 사모운용사 233곳을 전수 검사한다.

사모펀드 시장 육성을 위해 2015년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동시에 적절한 견제를 받지 못해온 사모펀드는 최근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전문가들은 업계 1위였던 라임자산운용마저 처참히 무너진 만큼, 이번 검사를 통해 사모펀드를 둘러싼 각종 문제점이 곪아터져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펀드 돌려막기·자료미비·투자대상 불일치 등 발견될 듯

국내에서 환매가 중단된 사모펀드 규모는 6조원을 넘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펀드 1조4700억원, 젠투자산운용 펀드 1조800억원, 디스커버리 펀드 4000억원 등 지난 4월 말 기준 모두 5조9900억원의 환매가 중단됐다. 여기에 더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환대 중단 펀드 약 1500억원(지난 17일 기준)만 더해도 6조원을 넘어선다. 또 환매가 중단됐거나 환매 중단 가능성이 있는 사모펀드는 46개 자산운용사의 539개 펀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크고 작은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자 사모펀드 1만304개를 놓고 판매사 주도로 운용사‧수탁사‧사무관리회사 등 4자가 서로 자료를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이달 중순부터 오는 9월까지 3개월 동안 점검을 실시하고,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 금감원에 즉시 보고하게 된다.

펀드 재무제표상 자산 목록(사무관리회사)과 실제 보관자산(수탁회사)의 일치여부, 운용 중인 자산과 투자제안서‧규약의 일치 여부, 운용재산의 실재성 등을 확인하게 된다. 그런데 자산명세 불일치, 제안서‧규약 등에서 정한 투자대상과 주된 투자대상자산의 불일치 등의 불법 사항이 적지 않게 발견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 점검에 나선 한 대형 증권사의 관계자는 "옵티머스 사태가 터지고 나서 운용사들에 공문을 보내 관련 자료들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며 "옵티머스 처럼 사기나 깜깜이로 운용하는 곳들도 많이 나올 것이고, 앞으로 코로나19로 경기가 안 좋으니깐 이와 관련해 환매가 중단되는 펀드들도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 돌려막기, 자료 미비 등의 문제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 1위였던 라임운용에서도 부실과 불법이 드러났는데, 이보다 규모가 작고 주목을 덜 받는 곳들이 더 하면 더 했지 덜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며 이번 점검이 사모펀드 시장의 뇌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진짜 무서워하는 곳은 판매사들일 것이다. 사모펀드가 아무래도 깜깜이 성격이 있다보니, 라임이나 옵티머스처럼 판매사들이 자세히 들여다보기 힘든 상품들이 많다"며 "만약 부실이 추가로 드러나면, 배상 책임을 물어야 하는 판매사들 입장에서는 걱정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금감원 점검반, 내달 운용사 검사 착수…실효성 물음표

금감원은 사모펀드 집중점검반을 통해 사모운용사 233곳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한다. 판매사 등의 전수점검과 함께 투트랙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운용사 감독·검사 경험이 풍부한 금감원 소속 김정태 한국거래소 파견실장이 반장을 맡게 된 집중점검반은 오는 20일 출범한다.

집중점검반의 본격적인 현장검사는 다음달 말부터 실시될 예정인데,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금감원이 진행한 실태점검 결과 이상 징후가 발견된 옵티머스 외 4곳에 대한 검사가 우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집중검사반은 오는 2023년까지 모든 운용사에 대한 검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집중점검반은 30명 정도로, 20명은 금감원 인력, 10명은 예금보험공사, 예탁결제원, 증권금융 등 인력"이라며 "피감기관의 여름휴가 기간 등을 고려해 8월 중순 이후부터 검사가 이뤄질 것이다. 경험 있는 분들로 집중점검반을 뽑았지만 관련 교육도 필요하기 때문에 검사 시점이 그렇게 정해졌다"고 했다.

금감원의 이번 작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의지를 갖고, 시장에 감독 방향을 보여주는 것은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시장도 주의할 것"이라며 "시장 자체의 자정 작용을 촉구하는 의미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물음표도 붙는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나무가 잘 자라는 산에 가서 산중턱 허리를 베고 3년 뒤 돌아오면 그 자리에 나무가 새로 자라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무책임한 발상이고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모펀드가 통상 3~5년 사이 청산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번 점검으로 '먹튀'를 예방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금감원 노조는 "지금 금융위원회가 해야 할 일은 전수조사라는 전시행정이 아니라 사모펀드 관련 규제를 정상화하기 위해 법규를 고치는 일"이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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