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청, 폐쇄 여부 놓고 고심 중... 세종시 “존치해야”, 청주 출퇴근시민들도 동조
“세종의사당~서울-세종 고속도로 가장 빨리 연결하는 도로... 절대 없애선 안돼”

행복청이 없앨지 말지 고심중인 임시도로(빨간색 부분). 한솔동, 나성동에서 청주 쪽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금강 북안(파란색 부분)에 도로를 신설해 달라고 원하고 있다. 이 길은 또 국회 세종의사당이 들어서면 서울~세종 고속도로와 가장 빨리 연결될 수 있는 도로로 손꼽힌다. 지도에 금강 위 하얀 원은 현재 건설중인 금강보행교(카카오맵 캡처)
행복청이 없앨지 말지 고심중인 임시도로(빨간색 부분). 한솔동, 나성동에서 청주 쪽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금강 북안(파란색 부분)에 도로를 신설해 달라고 원하고 있다. 이 길은 또 국회 세종의사당이 들어서면 서울~세종 고속도로와 가장 빨리 연결될 수 있는 도로로 손꼽힌다. 지도에 금강 위 하얀 원은 현재 건설중인 금강보행교(카카오맵 캡처)

“세종 중앙공원 등 중앙녹지공간 공사 때문에 임시로 개설한 도로를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다.”

“서울-세종 고속도로에서 국회 세종의사당까지 가장 짧은 시간의 접근성을 보장해 줄 이 임시도로를 없애선 안 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세종시에 건설해 놓은 공사용 임시 도로 폐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문제의 도로(지도 안 붉은색으로 표시한 도로)는 세종시 행복도시의 금강 북쪽 제방을 따라 조성된 96번 국가지원지방도의 일부 구간.

세종시청 북쪽 금강 위에 건설되고 있는 원형의 금강보행교가 닿는 금강 북안 제방의 왼쪽으로 세종예술고교 근처까지 나 있는 길이 약 1.6㎞에 가까운 도로이다.

행복청 및 세종시에 따르면 96번 지방도에 연결된 이 도로는 세종시 출범 전 중앙녹지공간 공사를 관리하는 도로로 만들어졌다.

​지난 10여 년 가까이 충남 공주-세종시-충북 청주를 다른 어느 도로보다 짧은 시간에 오갈 수 있는 도로로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금강 줄기를 따라 달리며 경치를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알음알음 알려져 있다.

​공사를 위해 만들어진 도로는 공사가 마무리 되면 없애야 하는 게 원칙.

금강보행교와 중앙공원 2단계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행복청은 이 임시도로 구간을 존치할지 폐쇄할지 여부를 내년 초 결정할 예정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행복청 안에서도 각기 다른 업무를 하는 실·과·국에 따라 의견이 다르다. 찬반이 팽팽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그래서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세종시가 존치 의견을 낸 것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도로과 관계자는 “이 임시도로를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행복청에 여러 차례 보냈다”고 밝혔다.

우선 이 임시도로 구간을 오가는 교통량이 하루평균 1만2,000여대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장군면 쪽에서 한솔동, 나성동을 거쳐 충북 청주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에, 청주권에 직장이 있는 장군면·한솔동·나성동 일대 시민들에게는 매우 요긴한 교통로이다.

김준태(48·한솔동) 씨는 “승용차를 몰고 청주로 출퇴근하는데, 이 길만한 빠른 길이 없다"며 "없애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어 “세종예술고 방향으로 돌아 이 길에 접근하는 것도 시간이 걸려 좀 불편하고 번거롭다”며 “나성동에서 독락정 옆으로 해 바로 직결되는 도로(지도 안 푸른색으로 표시된 구간)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설 이후 행복도시 서쪽에서 세종의사당 쪽으로 접근하는 주요 통로가 될 이 도로는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설 이후 행복도시 서쪽에서 세종의사당 쪽으로 접근하는 주요 통로가 될 이 도로는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세종시의 다른 관계자는 이 도로의 존치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유는 ▲국회 세종의사당과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접근성 유지 ▲세종의사당 건립으로 행복도시권 광역도시계획을 수정·손질해야 하는 점 등을 들었다.

이 관계자는 “5년 뒤면 국회 세종의사당이 들어선다. 서울-세종 고속도로에서 대전-당진 고속도로로 바꿔 탄 다음 (개설을 검토 중인)한솔동 나들목을 이용해 세종의사당까지 가장 빨리 접근할 수 있는 도로는 이 임시도로 구간이다. 폐쇄를 검토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처사”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이 길을 없애면 정부세종청사 부근 지·정체 구간을 지나야 하는데, 얼마나 걸릴지 예측이나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한 뒤 “전국 어디서든 세종의사당에 가기 위해 세종시 부근에 왔을 때 최대한 빨리 도착하고 나갈 수 있도록 교통망을 세우고, 유지하고,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내년도 행복청 예산에 광역도시계획 관련 예산 14억원을 준 건 무슨 뜻이겠나. 세종의사당 건설이 상수가 된 만큼 도시계획·교통계획에서 세종의사당을 존중해 수정할 게 있으면 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다른 지방에서 세종의사당 접근이 불편하다는 말이 나오도록 해선 안 된다. 막힐 곳은 뚫어주고 좁아질 곳은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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