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김명수 대법원장을 찾아 "대법원장의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김 대법원장은 물러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탄핵거래 진상조사단장과 김도읍 의원, 유상범 의원, 장제원 의원, 전주혜 의원 등 5명은 5일 오전 대법원을 긴급 방문해 김 대법원장을 만났다.
김도읍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김 대법원장을 만나고 나와 "(김 대법원장에게) 단도직입적으로 국민들을 상대로 거짓말하는 대법원장은 자격이 없다. 용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게 법원 전체 조직 구성원들에 대한 예의이고, 신뢰를 그나마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지만, (김 대법원장은) 물러날 의사가 없다는 듯 답변을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면담 과정에서 김 대법원장이 재차 거짓말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법원 예규에는 수사와 재판 중이라도 징계사유가 아닌 이상 사표를 수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되어있다. 즉 의원면직을 불허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라며 "그런데 오늘 김 대법원장이 당시 임성근 부장에게 재판 중이었기 때문에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라는 말도 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 예규에 징계가 아니면 의원면직 불허할 수 없다는 근거를 드니까 아무 말도 못하더라"고 덧붙였다.
유상범 의원도 "당시 녹취를 들어보면 (김 대법원장이 언급한)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며 "그런데 오늘은 또 당시 그런 말이 있었던 것처럼 말을 하더라. 도대체 믿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대법원장을 만나기 전 대법원 정문 앞에서 출입이 저지되자 연좌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김인겸 법원행정처 차장이 나와 의원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장제원 의원은 "보통 사법부에 항의하러 오면 법원행정처장을 만나고 갔지만 오늘은 꼭 대법원장을 만나려 했다"며 "대법원장이 끝까지 면담을 거부하다가 겨우 성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는 일관되게 사법부의 신뢰를 위해 대법원장이 용단을 내려달라고 했지만, 김 대법원장은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정말 작은 얘기들로 변명하고 회피했다"며 "우리는 마지막까지 엄중하게 대법원장의 결단이 사법부를 살릴 길이라고 얘기하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단장도 "김 대법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마땅하고, 그 점을 요구했지만 본인 마음이 그쪽(사퇴)으로 가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진상조사를 계속하고 모든 조치를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