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세계도 '유전무죄 무전유죄'…"가해자 책임 제대로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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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세계도 '유전무죄 무전유죄'…"가해자 책임 제대로 물어야"
  • 한국뉴스연합 온라인팀
  • 승인 2021.02.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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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동안 학교폭력(학폭) 가해의 중심에 있던 소위 우리학교 짱이라는 녀석이 경찰이 된 세상, 정의가 살아있다면 이건 아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자신을 서울에 사는 35세 남성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린 글 일부다. 그는 "무려 20여년 전 이야기이지만 아직도 제게는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학교폭력"이라며 "중학교 3년간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마다 반에 있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청문감사실에 이의신청하라" "학폭 가해자 처벌할 수 있는 기관이 만들어져야 하는 거 아니냐"는 댓글을 달며 학폭 가해자를 지금이라도 처벌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최근 이같은 학폭 피해자들의 폭로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모양새다. 앞서 '학폭 미투'는 가수 진달래 등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들이나 여자배구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 남자배구 송명근, 심경섭 등 스포츠선수들에 한정되는 분위기였지만, 이젠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에 해당하는 경찰 가해자 폭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학폭 미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가 발달해 있고, 보복이 두려운 사람들에게도 익명성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의 장기화로 인해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간 점도 '학폭 미투'의 촉발요인으로 평가된다.

신성만 한동대 심리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사회 전체의 분노 게이지가 올라가면 누군가를 탓하려는 심리가 생기는데, 그동안 해결되지 않은 것들 중 고통스러웠고 어떤 식으로든 죄를 묻고 싶어한 것을 상기하게 되면서 학폭 폭로가 늘어난 경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요즘에는 인간적인 관계 회복의 메커니즘도 없고, 종교나 사회에서 위로받을 수 있는 요소도 없다 보니 사람들이 쉽게 분노하고, 정당화할 수 없는 학폭이 그 중 하나로 떠오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학폭 문제가 최근 생겨난 문제도 아니고, 정부 차원에서도 학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그러나 근본적인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과, 책임소재를 확실히 하지 않는다면 학폭 미투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해자들을 만났을 때 나오는 첫마디는 '맞을 만 하니까 때리지'로, 그들은 잘못을 잘 모른다"라며 "게다가 아버지가 누구냐에 따라서 학폭의 기준이나 처벌이 달라지는, 소위 말하는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자배구 학폭 문제에 있어서도 가해자들은 로얄 패밀리이자 승리자였고, 피해자들은 잘못한 게 없는데 아무리 발버둥쳐도 밀릴 수밖에 없는 신분사회를 끊임없이 경험했다"라며 "학폭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누구 하나 내편이 돼주지 않았다는 울분이 쌓여 언젠가 터지는 시한폭탄"이라고 강조했다.

승 위원은 "국가의 학폭 해결방법 콘셉트는 가해자가 뉘우치고 사죄하게 만들고, 피해자가 용서하고 화해해서 치유하는 것이 기본인데, 지금처럼 학폭의 책임소재를 제대로 묻지 않고 넘어간다면 폭로는 계속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학폭 폭로를 통해 사회가 받는 충격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에 학폭 문제를 제대로 중재할 수 있는 사람을 국가가 양성해서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학폭 미투가 반복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무엇보다 현재의 학폭은 아이들의 단순한 싸움이 아닌 집요하게 사람을 괴롭히는 '폭력'이라는 지적이 있다. 승 위원은 "회복적 사고로 해결해야 할 학폭과, 국가권력이 개입해 형사적으로 접근해야 할 폭력을 명확히 구별해야 한다"라며 "국가 공권력이 개입돼 또 다른 교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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