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총리출신 대권도전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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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총리출신 대권도전 '잔혹사'
  • 한국뉴스연합
  • 승인 2021.04.0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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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2일 오찬 정책대화 후 총리 집무실에서 대담 중인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왼쪽)과 정세균 국무총리
▲2일 오찬 정책대화 후 총리 집무실에서 대담 중인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왼쪽)과 정세균 국무총리

2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 초청 오찬 모임에 참석했다. 각계 인사들이 한중 관계를 포함한 국정에 대해 조언과 정책 제안을 하는 뜻깊은 자리였으며, 김명전 GOOD TV 대표와 전갑길 국기원 이사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의 안정적 관리에 국정의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특유의 친화력과 조직력을 갖춘 그는 차기 대선의 판도에서 유력 주자의 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항간에서는 그가 재보선 이후 총리직을 사퇴하고 대선판에 뛰어들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현재 여권의 대권지형에 현직 총리인 정세균 총리 외에 또 한 사람의 총리 출신이 있다. 직전 총리 출신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다. 여권의 대선판에 총리 출신들이 한꺼번에 등판하게 된 셈이다.

총리는 흔히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자리로 불린다. 총리의 국가 의전서열은 대통령과 국회의장, 대법원장ㆍ헌법재판소장 다음인 5위 이지만, 행정부 2인자인데다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기능' 때문에 실질적 권력 2인자의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총리 제도가 대통령제와 어울리는 것이 아닌데다 한국 특유의 제왕적 대통령제의 특성상 총리 자리는 때로는 계륵(鷄肋)과 같은 처지에 놓일 때가 많다. 헌법에 보장된 각료 제청권 조차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의전 총리'의 경우도 많았다. 대통령과 불화하고 갈등을 빚다가 쫓겨나듯 물러난 총리도 있었다.

총리 자리의 애매함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거치면 대권을 꿈꾸는 경우가 많다. 집무실도 청와대와 지근거리이니 대권에 대한 유혹이 생기지 않을 리 없다. 대권의 문턱에 온 듯도 하고, 대권의  지름길이라는 생각도 들 것이다. 주위에서 대권 출마를 부추기는 경우도 많다.

지금까지 총리 출신의 대권 도전사는 '잔혹사'였다. 국무총리를 두번이나 역임하고 '실세 총리' '지분 총리'라는 말을 들었던 김종필 전 총리가 대표적이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거사' 동지이자 조카사위라는 특수한 지위였으나, 3공화국에서 내쳐져 '자의반 타의반'의 해외 유랑생활을 해야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DJP연합'이라는 것을 만들어 국민의 정부에서 '실세 총리'가 되었으나, 결국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결별하고 대권에 실패했다. 그는 서산의 해를 붉게 물들이고 싶어했으나, 결코 태양이 되지는 못했다.

이회창 전 국무총리는 '대쪽 총리'라는 별명으로 인기를 얻어 1997년 15대 대선에 나섰으나,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근소한 표차로 패배했다. 이후 16대, 17대 대선에 연거푸 출마했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금까지 국무총리의 대권 도전사는 참혹했다. 국회의원 출신이나, 광역단체장 출신들에게 완패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정치학자들도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하고 있지만 각각의 패배 요인이 달라 총리직과의 연관성을 찾기는 쉽지 않다. 다만 한국 대통령제 하에서의 총리는 전투적 리더십을 가진 사람 보다는 말 잘듣고 인화에 능한 사람이 발탁되기 쉽다는 점에서 강한 투쟁력이 요구되는 한국 대선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현직 대통령과 맞설 수 없는 총리의 숙명적 한계일 수도 있다. 임기말 레임덕에 빠진 대통령과 지지율이 연동될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4.7 재보선이 끝나면 정치권은 차기 대선의 열기로 뜨거워질 것이다. 전직 총리 출신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가 '국무총리 대선 잔혹사'에 종지부를 찍고 천하의 등룡문(登龍門)을 오를 것인지, 아니면 좌절의 역사에 이름을 올릴지 두고 볼 일이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일본 외무성 초청 시즈오카현립대 초빙교수, 중국 외교부 초청 칭화대 방문학자로 활동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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