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중립 훼손' 반기 든 김오수…박범계 "상당히 세다" 불쾌감
상태바
'정치중립 훼손' 반기 든 김오수…박범계 "상당히 세다" 불쾌감
  • 한국뉴스연합 온라인팀
  • 승인 2021.06.08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8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김진욱 공수처장을 예방하러 가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8일 박범계표 검찰 조직개편안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법무부가 추진하는 6대 범죄 수사 장관 승인 등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작심 비판했다. 형사부의 직접 수사를 직제로 제한하는 것은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장관이 이에대해 "상당히 세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총장 취임 후 일주일여만에 법무부와 검찰이 정면충돌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에따라 이달 내 검찰 중간간부 인사 전 검찰 조직개편을 마무리하려던 박 장관의 구상도 차질이 불가피해보인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전 일선 검찰청 형사부가 부패, 공직자, 경제, 선거 등 6대 범죄를 수사할 때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검찰 조직개편안에 대한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출입기자단에 보낸 '조직개편안에 대한 대검 입장'을 통해 "장관 승인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고 일선 청 검사도 대부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공식입장은 전날 오후 5시부터 6시15분까지 김 총장 주재로 열린 대검 부장회의 논의 결과라는 점도 밝혔다.

대검은 Δ국가적 범죄 대응 역량 약화 Δ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등 상위법 위반 Δ검찰 형사부 전문화 방침과 배치 등을 반대이유로 들었다.

내용 뿐 아니라 수사 개시 제한 등을 대통령령으로 못박으려는 법무부 방침에도 동의할 수 없다며 대검 예규 방식을 제안했다.

대검은 "형사부의 직접수사에 대한 검찰총장 승인 등의 통제방안은 수사절차에 관한 것이므로 업무분장을 규정하는 직제에 담기 보다 대검 예규나 지침 등으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검은 관련 예규를 준비 중이라고도 밝혔다.

대검은 "검찰청의 조직개편은 검찰청법 등 상위법령과 조화를 이뤄야 하고 범죄에 대한 국가적 대응역량이 약화하지 않는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것"이라며 "이번 조직개편안과 같이 일선청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직제로 제한하는 것은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검사의 직무와 권한, 기관장의 지휘, 감독권을 제한할 수 있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검찰이 민생 직결 범죄를 직접 수사해주길 국민이 바라더라도 수사에 신속 하게 착수할 수 없는 공백이 발생하며 그동안 공들여 추진해 온 형사부 전문화 등의 방향과 배치될 수 있다"고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대검은 "이미 수사권 조정 등 제도개혁으로 직접수사 범위가 6대 범죄로 축소됐기 때문에 지금은 국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제도를 안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검은 검찰 부패대응 역량 유지를 위해 제2의 도시 부산의 부산지검에 반부패수사부를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다만 "인권보호관 확대 배치, 인권보호부 신설, 수사협력 전담부서 설치에 공감한다"면서 검찰의 인권보호 및 사법통제 기능을 강화하려는 조직개편안의 취지와 방향에는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법무부는 앞서 지난달 20일 형사부의 직접수사 제한을 핵심 내용으로 한 조직개편안을 마련해 이달 중간간부 인사와 함께 시행할 계획이지만 검찰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상태다.

법무부가 마련한 조직개편안은 서울중앙지검은 전담부에서만, 기타 지검은 검찰총장 승인을 받아서만 직접수사를 개시하도록 한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소규모 지청이 직접수사를 하려면 검찰총장 요청으로 법무부 장관 승인 아래 임시조직을 꾸리도록 해 과도한 수사 제한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법무부는 대검을 통해 일선 검찰청의 의견을 조회했으나 검찰 내 반발 기류가 거세 고심 중이다. 김오수 총장도 지난 3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회동에서도 우려를 전달했다.

 

 

 

 

 

 

 

박범계 법무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6.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검찰 측 반격에 박 장관은 "상당히 세더라"며 난감한 웃음을 지었다. 박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 후 정부과천청사로 복귀하며 기자들과 만나 "법리에 대한 견해차가 있는 것 같다"며 "오늘 바로 반응하기는 좀 그렇다"며 말을 아꼈다. 박 장관은 전날 대검 부장회의 결과를 사전에 보고받지 않았다고도 했다. '김 총장을 다시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상황을) 봐야죠"라고만 답했다.

반면 김 총장은 이날 오전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예방하기 전 대검 부장회의 결과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말을 아끼면서도 "(박 장관과)수시로 통화, 소통하겠다"고 언급했다. 김 총장과 추가로 만나 검찰 조직개편안 관련 조율할 뜻이 없다는 전날 박 장관의 발언을 의식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사태 수습을 위해 박 장관과 김 총장이 다시 만나 이견을 좁힐지가 관건이다.

전날 박 장관은 조직개편안 관련 실무진 조율만 남았다는 뜻을 밝혔다. 조직개편안을 두고 김 총장과 추가 협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일축한 것. 또한 내용 측면에서도 큰 틀에서 검찰에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에 검찰 조직개편안을 중수청 설치 시도에 이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로 받아들인 검찰 내 위기감이 더욱 고조됐다.

지난 4일 검사장급 이상 인사에서 피고인 신분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서울고검장으로 영전하며 검찰 내부 반발이 심상치 않은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조직개편안 뿐 아니라 이어질 중간간부 인사도 진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취임 초 조직 내 리더십을 세워야 하는 김 총장은 조직개편안 반대 입장을 강하게 개진해 내부 신뢰를 회복하고, 곧 있을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제 목소리를 내 존재감을 키울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