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82% 함정감염·전원 후송…국방장관, 뒤늦은 "책임 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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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82% 함정감염·전원 후송…국방장관, 뒤늦은 "책임 통감"
  • 한국뉴스연합 온라인 뉴스팀
  • 승인 2021.07.2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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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청해부대의 코로나19 집단발병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밝히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국방부 제공) 

 해외파병 임무를 수행하던 청해부대 장병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을 이유로 조기 복귀하면서 군 당국의 안이한 대응태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이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장병들의 근무여건을 알고 있으면서도 부대원 전수검사 결과 무려 82%에 이르는 인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승조원 전원이 함정을 떠나 긴급 후송될 때까지 '수수방관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서욱 국방부 장관도 20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국민사과 입장을 밝혔다.

서 장관은 "청해부대 장병들에 대한 백신 접종 노력에 부족함이 있었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선 이번 청해부대의 이번 코로나19 집단발병이 '예고된 인재(人災)'에 가깝단 이유로 "장관 1명의 사과만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 작전지역을 떠나 귀국길에 오른 청해부대 제34진 장병 총 301명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원은 최소 247명(18일 오전 8시 기준)이다.

 

 

 

 

 

해외파병 중 코로나19가 집단발병한 청해부대 제34진 장병들을 태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19일 오후 아프리카 현지 부대 작전지역 인접국가 소재 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함참은 작전지역 인접국 보건당국에 의뢰한 부대원 전원 대상 진단검사(PCR) 결과에서 나머지 장병 중 50명은 '음성' 반응을 보였고, 다른 4명은 '판정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이 지난 2일 코로나19 의심증상자가 나온 뒤에도 밀폐된 군함(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 내에서 집단생활을 계속해온 점을 고려할 때 "부대원 전원이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군함은 선실 등 내부 환기시설이 하나의 통로로 연결돼 있는 만큼 코로나19 의심환자들을 따로 격리했더라도 환기구를 통해 바이러스가 함내 곳곳으로 퍼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앞서 해외에서도 미국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나 프랑스 항모 '샤를 드골' 등 군함 내 코로나19 집단발병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다. 그러나 문무대왕함처럼 승조원 대부분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건 그야 말로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게다가 이번 문무대왕함내 집단감염은 이전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보급된 후에 발생한 사례란 점에서 군 당국이 '시간과의 싸움'인 감염병 대응에서 "지나치게 안일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시각이 많다.

우리 군은 이미 올 4월 해군 상륙함 '고준봉함' 승조원들의 코로나19 집단발병 사태를 겪은 적이 있다. 당시 서 장관은 "해군은 함정·잠수함처럼 한정된 공간에서 다수 인원이 밀집해 일정기간 근무하는 특성이 있다"며 철저한 방역지침 준수와 취약점 보완을 지시했었으나, 이후에도 문무대왕함은 '방역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제34진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출국한 특수임무단이 19일 아프리카 해역에서 청해부대원들이 탔던 해군 '문무대왕함'에 승선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게다가 군 당국은 지난 15일 청해부대원 중 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을 언론에 처음 알린 뒤 부대원 전원이 '백신 미접종자'인 데 따른 비판과 우려가 제기되자 '어쩔 수 없었다' '나름 최선을 다했다'는 책임 회피에 가까운 해명만을 반복적으로 내놨다.

구체적으로 Δ청해부대 34진 파병 당시엔 국내 코로나19 백신수급 계획 자체가 수립돼 있지 않았고, Δ해상에서 임무수행 중 백신을 접종한 뒤 부작용이 발생했을 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우며, Δ군함 내엔 초저온 냉동고 등 백신을 보관하는 데 필요한 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한 해외 제약사들이 백신의 국외 반출을 불허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국방부와 질병관리청은 청해부대와 같은 해외파병부대에 코로나19 백신 접종하는 문제를 사전에 협의했는지를 놓고 마치 '책임 떠넘기기'를 하는 듯한 모습까지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국방부는 서 장관이 사과한 이날도 청해부대원들이 출항 후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못한 데 대해 "청해부대가 주로 기항하는 국가는 외국군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허가하고 있지 않다"는 추가 설명을 내놨지만,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그간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군 당국은 청해부대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보고 나흘 만인 19일 공군 수송기를 현지로 급파해 부대원 전원을 국내로 데려오는 '작전'에 벌였다. 청해부대원 복귀에 따라 '주인을 잃은' 문무대왕함을 아프리카 해역에서 다시 국내로 옮겨오기 위한 해군 병력들도 차출됐다.

이와 관련 군 일각에선 청해부대의 이번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사상 최대의 비전투손실'로 기록될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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