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이 지사는 이날 "당 경선 과정에서 격화하는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당원과 지지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 순간부터 실력과 정책에 대한 논쟁에 집중하고 다른 후보들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 후보들께 캠브 상황실장 등 적절한 수준의 상시 소통 채널 구성을 제안한다"며 "후보간 신상이나 사실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경우 소통 채널에서 먼저 확인 과정을 거쳐 불필요한 의혹 제기와 공방이 발생하지 않게 하면 좋겠다"며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이 지사의 네거티브 중단 선언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최악의 사태로 치닫는 것을 막는 선제적인 조치로 올바른 선택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 경선은 정책대결이 실종되고 진흙탕 상호비방과 묻지마식 폭로전으로 당원과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원팀 정신은 사라지고 캠프간 분노와 증오의 언어가 난무했다. 이러고도 '더불어'를 외칠 수 있나 하는 우려가 들 정도였다. 김대중ㆍ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 보기가 부끄럽다는 당원들도 많았다.

네거티브 선거는 결과적으로 경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떨어뜨리고, 본선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경선 후 감정의 앙금이 남은 상태에서 본선에 당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긴 어렵다.

선거에서 네거티브는 일상적인 전략이다. 특히 후발 주자들은 네거티브를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유혹을 받는다. 그러나 전체 선거판이 네거티브 위주로 치러지면 결과적으로 정치불신을 초래하게 된다. 그래서 포지티브를 메인으로 하고 네거티브를 보조수단으로 쓰는 게 일반적인 선거전략이다.

이번 민주당 경선은 이같은 선거의 기본에서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야당이나 반대편 인사들이 제기한 미확인 루머를 가지고 상대를 공격하는 등 금도를 벗어나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지사에 대한 사생활 검증 공세가 대표적이다. 이미 수차례 선거를 통해 검증된 사안을 재탕 삼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모여배우가 발언하면 뒤이어 공격하는 방식은 비겁하다는 느낌마저 준다.

이제 민주당 후보와 캠프는 네거티브 선거를 중단해야 한다. 또한 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도 이 지사의 제안을 바탕으로 엄정한 경선관리 방안을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 그것이 후보도 살고 당도 사는 길이다.

이제 민주당 후보들은 국민과 당원 앞에 국정의 비전과 재집권 전략을 놓고 경연을 벌여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정치판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이미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적어도 민주당 경선은 배신자 논란과 초보운전 논란에 휩싸인 상대당 보다 낫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것만이 김대중ㆍ노무현의 정신을 잇는 올바른 길이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일본 외무성 초청 시즈오카현립대 초빙교수, 중국 외교부 초청 칭화대 방문학자로 활동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2021 미스월드ㆍ유니버스코리아조직위원회 국제조직위원장, 국기원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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