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네거티브 중단선언을 했음에도 이낙연 캠프의 네거티브가 계속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이낙연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캠프의 좌장 격인 설훈 의원이 경선 불복을 시사하는 듯한 언동을 한 것이 당 안팎에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설훈 의원은 지난 7일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지난 2002년 대선 경선을 예로 들며 "만일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장담이 안된다. 이 후보의 여러 논란들을 정말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아슬아슬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의 32% 정도가 이재명 후보로 합쳐지면 지지를 못하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다"며 "그분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설훈 의원의 계속된 '이재명 비토 발언'에 대해 민주당 안팎에서 심각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친문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이 발언은 누가 봐도 저급한 전술이다. 그냥 당을 깨는 발언이다"라고 비판했다. 김두관 대선 예비후보도 "경선 불복의 씨앗을 안고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설훈 의원의 발언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반민주적 발상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승복의 룰을 뒤흔들 뿐만 아니라, 김대중ㆍ노무현ㆍ문재인으로 이어지며 단합해온 민주당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기도 하다. 마치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사퇴를 주장하던 '후단협'의 데자뷰를 보는 듯 하다.

이낙연 캠프의 초조함과 절박함을 이해한다고 해도 설훈 의원의 발언은 용납하기 어렵다. 당의 후보로 확정되면 모두가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원팀'이 되는 것은 민주당의 오랜 전통이자 자랑이었다. 그런데 이낙연 캠프의 최고위급 인사가 당원과 지지자들을 겁박하는 듯한 언동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위험한 발상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더욱이 그는 이 나라 민주주의의 화신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 출신이다. 그런 그가 반민주적인 언동을 하는 것은 고인이 되신 김 전 대통령을 욕보이는 일이다.

이제 이낙연 캠프는 네거티브를 중단해야 한다. 네거티브에 의존해서는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 설훈 의원도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원팀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공정한 경선을 통해 후보가 된 사람은 누구라도 하나가 되어 지지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 당원들의 엄중한 명령이고, 김대중ㆍ노무현의 정신을 따르는 길이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일본 외무성 초청 시즈오카현립대 초빙교수, 중국 외교부 초청 칭화대 방문학자로 활동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2021 미스월드ㆍ유니버스코리아조직위원회 국제조직위원장, 국기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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