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낙연 후보 의원직 사퇴 '현명하지 못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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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낙연 후보 의원직 사퇴 '현명하지 못한 선택'
  • 한국뉴스연합
  • 승인 2021.09.0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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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장고(長考)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이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 선언에 대한 이야기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호남권 공약 발표 기자회견 자리에서 민주당의 가치와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정권 재창출에 나서기로 했다며 "지금 바로 서울에 연락해 의원직 사퇴서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5일 열린 충청권 순회투표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더블스코어 표차로 패배한 뒤 충격적인 결과에 낙심해 일부 일정을 취소하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가 장고 끝에 내놓은 수가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카드로 드러났다. 이는 충청권의 참패에 따른 캠프 내부의 동요를 차단하고, 오는 12일 1차 슈퍼위크와 추석 연휴 이후 호남지역 순회경선(25~26일)에 대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충청지역의 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 부산지역 전재수 의원 처럼 진영을 이탈해 이재명 지사 진영에 합류하는 흐름이 나타나 각 캠프가 내부 단속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다. 충성도가 약한 국회의원들은 차기 총선의 공천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는 정치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당장 추미애 후보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노무현 대통령의 숨결이 배인 정치 1번지 종로가 민주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어떤 상징성을 갖는지 망각한 경솔한 결정"이라며 "본인이 아니면 누구도 대선후보 자격이 없다는 식의 발언은 독선적이다 못해 망상적"이라고 비난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갑작스런 의원직 사퇴 결정은 몇가지 점에서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우선 의원직,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직은 유권자들의 동의 없이 정략적으로 거취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다. 더욱이 종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곳인 동시에 정치 1번지의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정치적 필요에 따라 헌신짝 버리듯 정리해서는 않된다는 것이 상당수 민주당 당원들의 생각이다.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국정원장은 국회의원 시절인 지난 2019년 9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늘날 21세기 국회의원이 안할 3대 쇼가 있다. '첫째는 삭발하지 마라, 둘째는 단식하지 마라, 셋째는 의원직 사퇴하지 마라'다. 삭발해도 머리는 길고, 단식해도 굶어죽지 않고, 의원직 사퇴한 사람 없다"고 일갈한 적이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14년에도 전남도지사 선거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전력이 있다.

둘째, 사퇴의 실행 가능성이다. 앞서 박지원 국정원장의 발언 처럼 실제 사퇴서가 처리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경우 처럼, 사퇴 선언만 있고 사퇴는 되지 않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현행 국회법 규정상 국회의원의 사퇴는 회기중 국회의 표결이나 비회기 중 국회의장의 사퇴 수리 결정이 있어야 한다. 이 두가지 모두 실현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셋째, 시점도 문제다. 사퇴가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대선 출마 초기에 했어야 한다.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충청권 참패후 사퇴 결정을 하는 것은 정략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넷째, 사퇴 선언의 장소도 문제다. 부득이 사퇴 발표를 하더라도 본인의 지역구인 종로에서 하는 것이 온당하다. 그런데 종로와 무관한 광주에서 갑작스럽게 사퇴 발표를 하는 것은 호남 표심을 의식한 정략적 결정이라는 비판을 받기 십상이다. 또한 자신을 뽑아준 종로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다섯째, 사퇴가 실현되면 보궐선거의 부담을 당이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서울시장 자리도 국민의힘에 내준 판에 정치적 상징성이 큰 종로 보궐선거를 다시 치르게 하는 것은 당에 부담을 안기는 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민주당 경선은 당당함이 중요하다. 판세가 좀 불리하다고 당당하지 못한 선택을 하면 부메랑이 되어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미 3번의 민주정부를 창출한 민주당원과 지지자들은 수준 높은 정치의식을 갖고 있다. 당원들의 눈높이에 맞는 경선이 되기 바란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 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을 역임했다.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일본 외무성 초청 시즈오카현립대 초청연구원, 중국 외교부 초청 칭화대 방문학자로 활동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2021 미스월드ㆍ유니버스 국제조직위원장, 국기원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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