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호남은 이재명을 선택했다. 그리고 적(敵)의 언어로 동지를 공격하는 분열세력을 심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5일~26일 호남지역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 직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25일 광주ㆍ전남 경선에서는 이 지사가 3만3726표(46.95%)를 얻어 3만3848표(47.12%)를 득표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게 1위 자리를 내줬으나, 표차가 122표(0.17%)에 불과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가 전남에서 4선 국회의원과 전남지사를 지낸 강한 지역연고가 있는 데다, 의원직 사퇴의 배수진을 치고 고강도 네거티브까지 했음에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26일 치러진 전북 경선은 이 지사가 54.5%를 득표해 38.4%를 얻은 이 전 대표를 크게 앞질렀다. 이로써 이 지사는 광주ㆍ전남과 전북을 합친 성적에서 1위를 거둠으로써 호남의 선택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호남 특히 전북에서 이 지사에게 몰표를 준 것은 당내 거짓선동 세력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번 호남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 진영은 대장동 개발 문제와 관련해 이 지사가 비리가 있는 것 처럼 집중 공세를 펼쳤다. 일부 인사는 'MB(이명박 전 대통령)'와 견주며 감옥 운운의 패륜적 발언을 하고, 국정조사와 특검을 주장하기도 했다. 조선일보가 보도하고 국민의힘이 나발을 부는 데 북을 쳐준 셈이다.

호남의 집단지성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당내 경선에서 조선일보와 국민의힘이 쓰는 논리와 언어로 상대를 공격하는 행위에 대해 심판했다. 민주주의와 개혁의 길을 함께 걸어온 동지에 대한 정략적 돌팔매를 표로 응징했다.

이재명 지사는 대장동 문제의 본질은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줄곧 주장했다. 그리고 그 말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26일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또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최소한 추석 전에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곽상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를 집요하게 공격해온 인물이다. 대통령 아들이기 때문에 준용씨가 예술활동을 하면서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을 펴왔던 인사다. 그런 그가 아들의 문제를 감추고 이 지사와 문준용씨를 공격했다. 참 어처구니가 없고 비겁한 일이다. 그가 국민의힘을 탈당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퇴직금으로 당당하게 받은 돈이라면 왜 탈당을 하는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문준용씨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에서 "아들이 받은 돈이라 아빠는 모른다는 식으로 대응하지 마세요. 자기가 던진 칼날이 되돌아 오는 데 아들을 방패막이로 쓰는 건 비겁한 겁니다"라고 비판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조선일보와 국민의힘이 이 지사를 공격하기 위해 만든 거짓 프레임이다. 토건세력이 천문학적인 개발이익을 몽땅 가져갈 것을 공영개발로 돌려 5500억원을 성남시민에게 되찾아준 것이 사안의 본질이다. 그런 문제를 이낙연 전 지사 진영이 이용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호남은 심판했다. 김두관 후보가 지난 26일 후보 사퇴를 하며 이 지사를 지지한 것도 원팀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이제 민주당 경선은 종반을 향해 달리고 있다. 민주정부 4기 창출이라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열망에 부응하는 경선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낙연 전 대표 진영이 네거티브를 중단하는 특단의 결심이 필요하다. 선거에는 이겨도 더러운 승리가 있고, 져도 아름다운 패배가 있다. 김대중ㆍ노무현 두분은 패배할 때도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그분들은 최후의 승자가 된 것이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 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을 역임했다.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일본 외무성 초청 시즈오카현립대 초청연구원, 중국 외교부 초청 칭화대 방문학자로 활동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2021 미스월드ㆍ유니버스 국제조직위원장, 국기원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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