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급등·대출 규제·전세난 '삼중고'에 탈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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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급등·대출 규제·전세난 '삼중고'에 탈서울
  • 한국뉴스연합 온라인 뉴스팀
  • 승인 2021.10.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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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 서울 구로구 아파트에서 전세살이 중인 7년 차 직장인 신모씨(34)는 계약 만료를 앞두고 경기권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서울 외곽 아파트 매매를 고민했는데, 그사이 집값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한도도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 신씨는 "이러다간 영영 집을 사지 못하겠단 생각에 경기나 인천 쪽을 보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무주택자들의 탈(脫)서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비교적 집값이 저렴했던 서울 외곽 집값까지 치솟으면서다. 매매가격과 전셋값 모두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경기·인천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인천과 경기 아파트 거래량은 1만9779건이다. 지역별로 인천 3276건, 경기 3780건이다. 그중 서울 거주자의 매입 비중은 19.1%(3780건)로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거주자 매입 비중은 올 1월(17.54%)보다 1.5%포인트(p) 이상 증가했고, 역대 최고치인 2018년 8월(19.67%)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14.58%)과 비교하면 4.5%p 이상 늘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거주자의 인천 매입 비중은 지난해 10월(10.21%) 이후 올해 8월(14.2%)까지 10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경기는 지난 7월(20.24%)에 이어 8월에도 20.1%로 20%를 연속으로 넘었다. 20%대 매입 비중은 2018년 8월(21.37%) 이래 약 3년 만이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 외곽 지역까지 집값이 치솟고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서울 주거비를 감당할 수 없는 수요자들이 인천·경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9월 월간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시내 자치구 중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3000만원을 넘지 않는 곳은 금천구 단 한 곳으로 나타났다. 8월에는 강북구와 중랑구가 남았지만 각각 3060만원, 3030만원으로 뛰었다.

그에 비해 인천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598만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인천에서 가장 비싼 연수구조차 2187만원으로 서울보다 훨씬 낮다. 경기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249만원으로, 성남·안양·과천을 제외하곤 3.3㎡ 3000만원 밑이다.

정부의 대출 총량 규제에 금융사들이 잇달아 대출 금리를 올리고 대출 한도를 크게 줄이면서 '영끌' 매수도 어렵게 됐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구매 여력이 없는 수요자들이 서울 접근성이 좋은 경기나 인천으로 옮기는 분위기"라며 "GTX 같은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에 3기 신도시 개발 이슈도 있어 젊은 층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7월 말 시행한 임대차법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전세살이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인천 경기 매매시장으로 향하는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최근 1년간 1억5000만원 이상 급등했다.

9월 기준 인천과 경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억1376만원, 5억7498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 평균(6억5365만원)보다 저렴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면 인천과 경기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서울 수요가 옮겨가며 인천과 경기 아파트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경기·인천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각각 5억8242만원과 4억1376만원으로 한 달 만에 2000만원 이상 올랐다. 인천은 처음으로 4억원대에 진입했고, 경기도는 6억원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내년에도 전세난이 계속되면 탈서울 추세가 계속될 수 있다"며 "수도권 아파트값도 빠르게 오르고 있어 주거 안정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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