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낙연 전 대표, 아름다운 패배를 선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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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낙연 전 대표, 아름다운 패배를 선택하라
  • 한국뉴스연합
  • 승인 2021.10.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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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끝나고 당이 내홍을 겪고 있다. 축제와 같은 경선을 원했던 당원과 지지자들은 불편하고 불안하다. 패자는 승복을 미뤘고,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은 민주당의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이 모든 사단의 중심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있다. 그는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설훈ㆍ홍영표 등 측근 의원들은 지난 11일 경선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당에 제출하며 결선투표를 요구했다. 이들은 "당헌ㆍ당규를 제대로 적용하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49.32%이며 과반에 미달한 것"이라며 "당헌ㆍ당규에 따라 결선투표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진영의 반발과 결선투표 주장은 매우 위험하고 불순하다. 이 나라 민주주의 정치세력의 대표 정당이자 김대중ㆍ노무현의 정신이 깃든 정당에서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민주세력은 불안하고,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은 환호하고 있다. 경선후 예상됐던 컨벤션 효과는 사라지고, 당은 '원팀'이 아닌 '투팀'으로 갈라지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추종 세력의 심정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들은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졌다는 생각과 향후 정치적 생존을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한때 40%대의 지지율을 자랑하던 추억과 3차 선거인단 득표율 62.37%는 경선 불복이라는 유혹의 '금단의 열매'가 되고 있다.

그러나 그 열매를 따는 순간 지옥문은 열린다. 지금까지 민주당에서 경선에 불복하고 성공한 정치세력은 없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후단협'의 말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전 대표의 결선 투표 주장은 몇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당내에서 수용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이미 송영길 대표는 지난 11일 대전 현충원 참배 후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를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선포했고 추천장을 공식적으로 수여했다"며 결선투표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도 경선 승복을 요구했다. 선거 과정에 문제가 없는 데 결선 투표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없다.

둘째,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명 지사의 손을 들어주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경선 결과가 나오자 곧바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서 이 지사의 대통령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며 "경선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의 최고 당원이자 지도자인 대통령이 경선 결과를 인정하고 축하하는 데 그 밑에서 최장수 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대표가 반발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러운 일이 아니다.

셋째, 결선투표를 해도 승리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다. 최종 투표 결과 이재명 후보가 얻은 50.29%와 추미애 후보의 9.01%는 개혁연대의 표이다. 선거 과정에서도 두 캠프는 현장에서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59.3%가 한몸이라는 뜻이다.

넷째, 이낙연 진영의 반발은 결국 당의 단합과 본선 경쟁력을 해치고 상대당을 이롭게 한다는 점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그런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면 이제 그만 멈추어야 한다.

심리학에서 태도와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상태를 '인지 부조화'라고 한다. 이낙연 진영도 지금 인지 부조화 상태인 듯 하다. 평정심을 잃었다. 스펙 좋은 사람들이 실패할 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그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왜 패배했는지 모르는 듯 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국회의원 4선과 전남지사, 국무총리, 당 대표를 지낸 정치인이다. 화려한 이력으로 한때 '어대낙(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낙연)'이라는 말이 나돌만큼 고공 지지도를 달렸다. 그런 그가 추락한 것은 '박근혜 사면론'을 제기하면서 반개혁 기득권 이미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그의 선택에 따른 결과일 뿐이다.

이제 이낙연 전 대표는 침묵을 깨고 경선 승복과 원팀을 외쳐야 한다. 경선 결과에 반발하는 모습은 당의 사랑을 받고 온갖 요직을 거친 책임있는 정치인이 할 일이 아니다. 또한 김대중ㆍ노무현ㆍ문재인 대통령이 걸어온 길도 아니다. 아름다운 패배를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 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을 역임했다.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일본 외무성 초청 시즈오카현립대 초청연구원, 중국 외교부 초청 칭화대 방문학자로 활동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2021 미스월드ㆍ유니버스 국제조직위원장, 국기원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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